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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때 40∼50불선… 1주 후엔 진정/페만사태와 유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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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때 40∼50불선… 1주 후엔 진정/페만사태와 유가 전망

입력
1991.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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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량·생산량 등 최고수준/서방언론 “폭등없다” 낙관론/석유수송문제·유전파괴 등은 우려사항 지적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석유값은 어떻게 춤출 것인가.

페만사태가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냉전 이후」의 새로운 국제정세 변화과정에서 처음 발생한 「국제적 분쟁」이라는 점 이외에 「석유」라는 세계 공통의 주요 에너지원 확보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각종 분석으로는 페만에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유가의 일시적 상승은 불가피하겠지만 충격적인 폭등현상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체적으로 우세하다. 지난해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한 직후에는 전쟁이 일어나면 유가는 배럴당 1백달러 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까지 제기됐었지만 갈수록 유가폭등설은 고개를 숙이고 대신 배럴당 40∼50달러 선이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주로 서방측에서 나오는 이같은 전망은 이라크를 견제하는 의도적인 분석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나 그 자체로써도 명확한 논리를 갖추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들은 14일 전쟁에도 불구하고 원유가격은 배럴당 40달러 선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소도 개전 초기에는 일부 유전의 파괴 등으로 유가는 37∼43달러에 이르게 되고 만일 이스라엘이 참여할 경우에는 47∼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런던의 석유전문가들은 전쟁 직전에는 배럴당 30달러 선,전쟁발발 후에는 40달러까지 오르나 석유공급 과잉 등으로 개전 1주일 후면 유가급등현상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그 근거로 우선 페만사태가 5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각국이 유가급등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석유의 주요 소비국인 선진 각국의 평균 원유비축량은 약 96일분 정도로 지난 82년 이후 최고수준이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생산량도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2천3백50만배럴에 달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다.

여기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전쟁발발시 비축량을 하루 2백만배럴씩 방출키로 하는 한편 에너지절약방안 등을 통해 하루 50만배럴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혀 수요와 공급면에서 모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전쟁이 일어나면 일반적으로 이라크가 중동의 모든 유전을 폭파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유정은 지하 깊숙이 있어 쉽게 파괴되지 않으며,공격을 받을 경우를 대비,각 석유회사들은 다른 유정을 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이라크의 해군력이 취약해 페만을 항해하는 원유수송선을 파괴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전반적 전쟁상황도 다국적군이 전력면에서 우세,연합국측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기 때문에 석유공급면에서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적인 이상난동으로 최근 성수기인데도 석유사용량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유가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가설에 대한 이의도 만만치 않다. 런던에 있는 노무라연구소는 15일 전쟁발발시 최대난제는 석유수송과 사우디의 유전파괴 등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소는 세계 최대의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의 주요 유전 등이 쿠웨이트 국경으로부터 불과 수백㎞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점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의 해안유전인 사파니아 유전은 쿠웨이트 해안으로부터 약 40㎞,세계 최대의 내륙유전인 가와르유전은 3백㎞ 정도 떨어져 있어 이라크의 공격에 취약하다.

때문에 다국적군이 우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개전 초기 이라크군의 총공세로 이들 유전은 크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이 연구소는 내다봤다.

현 이라크의 전력으로 볼 때 원유수송선에 대한 공격은 그다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하더라도 각국 수송선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중동으로의 운항을 기피할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이 지역을 통과하는 수송선에 대한 보험료가 크게 상승할 것도 원유수송선의 운항을 억제할 것으로 국제보험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석유값 안정에 있어 더 큰 문제점은 세계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동요와 이에 따른 물가폭등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 동안의 통계로 보아 유가가 1% 오를 경우 가수요 등으로 석유소비량은 2%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전쟁발발시 배럴당 40달러 선정도 오르고 초기에 매점매석행위 등으로 혼란이 빚어지겠지만 이같은 사태는 2일∼1주일 가량 계속된 후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석유비축량이 적고 경제구조가 취약한 개도국들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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