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파 “정권유지 위한 실무적 보완” 비판/서방관측통들도 “보수쪽 기울어” 실망감소련의 신임 총리와 외무장관으로 각각 발렌틴·파블로프 재무장관(53)과 알렉산데르·베스메르트니흐 주미 대사(57)가 임명됨으로써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새 내각 진용의 면모가 드러났다.
고르바초프는 신임 총리를 보좌할 신임 부총리로는 전략 탄도미사일 계획과 우주산업의 책임자였던 비탈리·도구치예프 국가비상계획위원회 위원장(53) 블라디미르·벨리 체코 중기계건설부 장관(53) 유리·마슬류코프 국가기획위원회 위원장(53) 니콜라이·라베로프 산업기술담당 부총리(60) 등 4명을 지명했다.
또 나머지 추가로 임명할 2명의 부총리 중 1명은 중앙아시아지역에서,또 1명은 우크라이나공이나 백러시아공에서 각각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련의 주요 곡창지역인 우크라이나공이나 백러시아공에서 임명될 부총리는 농업문제를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의 새 내각 진용은 우선 총리와 부총리 등의 인물 면면으로 볼 때 지극히 실무형으로 분석된다.
급진개혁파들은 그 동안 소련의 최대과제인 경제난을 타개하고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급속도로 진행시키기 위해 가브릴·포포프 모스크바 시장을 강력하게 총리 후보로 밀었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보수파의 견제에 밀려 온건하면서도 보수적 경향이 짙은 파블로프를 총리로 임명했다.
이로써 소련의 현 정치지도부는 고르바초프 대통령,겐나디·야나예프 부통령(53),파블로프 총리 등으로 포진케 됐다.
경제학자이면서 국가물가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89년부터 재무장관으로 일해온 파블로프 총리는 그 동안 고르바초프가 대통령령으로 포고를 내렸던 일련의 경제개혁정책을 입안한 인물이다.
그는 국영 TV 등에 출연해 소련의 재정적자폭 확대,세제개혁,루블화의 평가절하 등에 대해 소신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곤 했으며 중앙집중식 경제체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키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고시하는 가격정책의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시장경제 주창론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앞으로 그가 취할 경제정책은 매우 완만하면서도 단계를 밟아가는 식으로 점진적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관측통들은 고르바초프의 새 인사개편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소련의 정치·경제개혁이 매우 소극적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스메르트니흐 신임 외무장관은 서방국가들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된다고 주장해온 인물로 소련의 군축협상 대표를 역임한 바 있어 서방국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보수파들은 그의 임명을 극력 반대했지만 외무장관으로 취임함으로써 소련의 대외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천명하기 위해서라도 그의 외무장관직 취임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부통령과 총리 등 주요 포스트의 인물들이 보수파인 점 등을 감안해볼 때 연방정부와 급진개혁파들이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공 등 일부 공화국과의 대립은 폭발성을 잠재적으로 지닌 채 쉽게해결 되기 힘들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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