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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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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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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부모 그리고 선생님이 3분의1씩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교육이다. 학교에서 네가 잘 들었으면 됐을테고,잘못하고 있으면 선생님이 잡아줬어야 했다. 그도저도 아니었으면 어머니인 내가 돌봐줬으면 되는데,우리 셋은 어쩌면 그렇게 똑같이 잘못만 했단 말이냐­. 세계음악계의 정상인 「정 트리오」(명화·경화·명훈)의 어머니 이원숙 여사가 명화양의 국교 3년 때 15점짜리 산수시험지를 보고 한 자책이다. ◆그는 명화를 야단치지도 않았고 선생님을 탓하지도 않았고 그날부터 스스로 차고 앉아 아이의 산수공부를 시켜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정 트리오」 등 7남매를 키우면서 어느 아이 하나도 자질이나 실력이 없는데 어거지로 좋은 학교에 집어넣는 무모한 짓은 안 했다. 자질과 적성을 일찍이 발견해,그 방향으로 유도는 했을 뿐 선택은 아이들이 하도록 했다. ◆극성을 떨었다면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고,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 데는 물과 불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가급적이면 어릴 때 분위기 좋고 우수한 아이들이 모이는 학교를 보낸 것은 옥토에 씨를 뿌릴 것인가,돌밭에 뿌릴 것인가를 고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음악을 가르친 것은 꼭 음악가가 되라는 뜻은 아니었다. 다행히 명화·경화·명훈이가 음악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여줘 뒷받침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남들은 내 극성 때문에 오늘의 「우리 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아이들에게 재능이 없었고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안 했다면 어찌 어미의 극성만으로 그게 가능했겠는가. 내가 쏟은 정성과 노력은 다른 4남매들에게도 똑같았다』 ◆세상에 어느 일선교육자가,또 어떤 교육학자가 「자식을 키우는 방법」을 이보다 더 확신있고 피부에 와 닿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너의 꿈을 펼쳐라」는 이원숙 여사의 삶의 기록들을 읽어보노라면 오늘의 정 트리오 뒤에는 단순한 어머니의 극성이 아닌,확고한 소신과 철학이 뒷받침된 위대한 모정이 버티고 있었음을 보게 된다. 그의 보람찬 삶의 신조에 머리가 숙여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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