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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태인 귀국러시/이스라엘정부 큰 부담(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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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태인 귀국러시/이스라엘정부 큰 부담(세계의 창)

입력
199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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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3천명… 소 민족분규로 급증/일시 대량유입에 구직·주택난 심각/내년 총선 영향… 태풍의 눈으로 등장최근 소련 및 동구에서 이스라엘로 속속 이주하고 있는 해외유대인들의 귀국러시는 「제2의 건국운동」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으나 정치·경제·외교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어 이스라엘정부에 커다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던 유대인이 지난 89년말부터 하루평균 2천∼3천5백명씩 이스라엘로 입국하기 시작,작년 한 해만도 18만5천명이 이주해왔다.

지난해말 이스라엘과 소련의 관계가 영사급 수준으로 발전됨으로써 올해엔 40여 만 명이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수년내에 이스라엘의 총인구인 5백만명의 20%에 해당하는 1백만명이 새가족으로 이스라엘에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에는 귀국자수 10만명 돌파를 축하하는 행사가 관주도로 펼쳐진 데 이어 이스라엘 TV들은 벤구리온공항의 입국장면을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엔알 국영항공은 페르시아만사태로 관광객이 격감,항공편에 여유가 생기자 더욱 바쁘게 소련 동유럽 및 에티오피아 등지로부터 귀국동포를 실어나르고 있고,유대인 이주 주무부서인 유대인국은 소련내 17곳의 사무소를 운용하며 귀국편의를 돕고 있다.

지난해말 유대인 출국에 호의적이었던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의 사임발표 이후 소련내에서 일기 시작한 보수회귀움직임과 춥고 배고픈 겨울에 불안감을 느낀 유대인들의 이주가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민족분규의 여파로 반유대인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공화국에서도 유대인의 출국비자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스라엘정부의 이주민에 대한 지원축소방침과 미·캐나다의 이민규제강화조치도 유대인의 이스라엘 유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유대인의 일시 대거유입은 좁은 국토를 갖고 있는 이스라엘내에서의 주택난 식수난 실업난 등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가 21개 군기지에 10만명을 수용할 벙커·아파트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나 오는 3월이면 가용주택은 바닥나게 된다.

이에 따라 이츠하크·페레츠 이민장관은 40만명을 수용할 거대한 주택단지 건설을 건의했다.

이스라엘당국이 팔레스타인 점령지구에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이주를 유도하고 있으나 현재 귀국유대인의 1%만이 이에 호응할 정도로 기피하고 있다.

10%가 넘는 고실업사태를 빚고 있는 이스라엘에 고등교육을 받은 새식구가 대량유입됨에 따라 구직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주민의 40%가 의학 과학 엔지니어링분야에 숙련된 사람들이어서 병원 학계 등 고급인력을 쓰는 분야에서의 취직난을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오는 92년 총선에서 정치판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이 표를 분산시키기보다는 한쪽에 몰아주어 현재 집권 리쿠르당과 야당인 노동당이 대등한 세력을 유지,정책결정지연 등 고질적 병폐를 보여온 양당구조를 근본적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샤미르 총리는 이들이 노동당의 사회주의 이념 및 팔레스타인인 유화정책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어 백만 원군을 얻은 승리감에 벌써부터 들떠 있다.

정부의 이주민에 대한 선심공세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지난해 12월 분출돼 노동자 파업으로 이틀간 전국의 거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기도 했다.

수십 년간 다른 환경서 살아온 유대인의 대랑유입사태는 견고하던 민족동질성 개념에도 혼란을 주고 있다. 이들은 6개월코스의 모국어인 헤브루어 강습을 받는데 정통유대교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지 못하다.

이스라엘이 1백만명에 이르는 새식구를 받아들이는데 다른 부작용을 소화하고 인구증가면에서 「강력한 조국」을 건설하는 데 이들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조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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