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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성 벗어난 범죄소탕(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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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성 벗어난 범죄소탕(사설)

입력
199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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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이 해를 넘기고 계속된다. 정부의 결의가 이번만은 매우 다부지다. 공권력과 민간의 힘을 합쳐 범죄의 근절은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다짐하고 있다. 정부는 노 대통령 주재로 「10·13특별선언 실천보고회」를 열어,방범활동을 위해 4백50만의 예비군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새해 첫 업무보고를 겸한 이 모임에서 새로운 약속을 제시하기 보다 「미완의 약속」을 끝장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어린이와 성범죄 전담반 설치와 교도행정의 쇄신 등 각 부처가 내놓은 방안은 다양하다.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10·13선언은 일과성 조치로 끝나지 않고 국민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지속될 것임을 미리 밝혀 두었다. 범죄와의 전쟁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정부의 현실인식은 적절하고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특별선언이 발표되고 우리는 그 필요성엔 공감했으나 지속성에 의문을 가졌다. 종래의 정부시책이 대개가 일과성으로 흐지부지되고 뚜렷한 결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강력한 결단과 실천이 따르지 않는 구호정치로 기울다보니 「물정권」이란 비아냥도 면할 수 없었던 게 엄연한 사실이다.

지난해 80여 일 간의 성과는 미흡하기만 하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민생치안을 자랑할 때에 비하면 거리는 너무나 멀다. 강력사건의 빈발은 좀체 불안감을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폭력세력의 뿌리도 지하에 잠복하거나 도피중에 있음이 확실하다.

그나마 자리잡혀 가는 현상은 교통질서의 회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의 결과이다. 거리의 질서가 한결 밝아진 것만으로도 상쾌감이 넘친다.

정부는 새질서·새생활 실천에 국민의 동참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이 운동이 민간자율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인식에도 우리는 별다른 이의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요망이 있다. 정부와 정치인 그리고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해 달라는 것이다. 현실과 괴리됨이 없이 법과 질서를 앞장서서 몸소 실천하고 깨끗한 생활의 모범을 보인다면 그것을 따라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방안의 제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으나 질서확립은 초점을 좁혀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실천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 저것 한꺼번에 해치운다고 덤벼들면 놓치는 게 더 많을지 모른다.

하나의 예를 든다면 곧 실시될 지방의회선거에서도 탈법행위가 발견되면 본보기로 단호하게 처리하는 결단력을 발휘함이 바람직하다. 어느 경우는 관용이 통하고 누구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혼동이 있으면 새질서·새생활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우리 내부와 주변 현실은 각박하고 바람이 거칠다. 이런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바위처럼 의연하게 맞서 풍파를 이겨내는 의연성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 이 기회에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해주기 바란다.

특히 이번 내각은 소신이 뚜렷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기대를 모으는 측면이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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