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KAL기사건 규명 이제부터 시작이다”/이즈베스티야지 기자 인터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KAL기사건 규명 이제부터 시작이다”/이즈베스티야지 기자 인터뷰

입력
1991.01.13 00:00
0 0

◎미·소 모두 진실 언급 않고 침묵하는데 놀라/소각설등은 미확인… 후속기사 곧 게재 예정한국일보사 뉴욕지사의 송혜란 기자는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의 지난해 12월20일자에 KAL기 피격사건에 관한 새롭고 중요한 사실을 취재·보도한 이 신문 주미 특파원 알렉산데르·샬레프 기자와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샬레프 기자는 지난 69년 소련 관영 타스통신 기자로 출발,지난 15년간 이즈베스티야 주영·주워싱턴 특파원을 역임했는데 KAL기사건 이후 이 사건을 집중취재,「소련 최초의 사건기자」란 명성을 얻고 있다.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편집자주>

­KAL기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 지난 요즘 이즈베스티야 보도로 그에 관한 구체적인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소련 기자로서 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보고한 경위는.

『KAL기사건이 터졌을 때 나는 타스통신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백악관을 출입했었는데 이 사건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눌렀던 것은 소련과 미국 그 어느 나라도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후 나는 이 사건에 사로잡히게 됐고 이즈베스티야의 주미 특파원으로 파견된 지난 1년 전부터 다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드디어 지난 12월초에 7페이지의 기사를 작성해 송고했다.

이미 알려진바 대로 내 기사의 요점은 소련은 KAL기사건에 관해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실수에 의해 저질러졌다 해도 그 진상을 모두 밝히고 「비난」을 수용해야 함은 물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번 이즈베스티 야보도에서 안드레이·알레시 기자의 기사내용도 충격적인 것이었는데.

『내 기사에 첨가된 알레시 기자의 기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알레시 기자는 사건 직후 사할린에 있는 한 공군기지를 방문했었다.

우리 신문은 KAL기 피격사건에 대해 일련의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동경 북경 워싱턴 등지에 있는 우리 기자들이 가능한 한 모든 자료를 모으고 관련인사들과 만나 심층취재를 벌이고 있다. 곧 후속기사가 나올 것이다』

­소련당국은 이미 2백여의 희생자 시체를 인양해 소각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우리 신문은 그런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미 시사주간지 US 뉴스 월드 리포트지가 우리 신문기사를 인용하면서 보도했는데 그들이 그런 정보를 어디서 입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

­시체인양이나 블랙박스의 행방에 대해 알고 있는가.

『지금 단계에서는 아무 것도 밝힐 수 없다.

우리 신문의 후속기사에서 밝혀지리라 믿는다.

소련·미국측 모두에 제기되는 의문점이 많다. 예를 들면 미국이 KAL기 조종사가 항로이탈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의 여부를 밝혀줄 미 공군 레이더본부의 당시 테이프 2개가 납득될 만한 이유없이 지워졌다. 미국측은 이에 대해 해명이나 분명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내가 읽은 책 중에는 KAL기 조종사측의 변호사가 얘기한 흥미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 조종사는 사고 KAL기에 탑승하기 전 아내에게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사실이다.

KAL기사건은 아직도 안개 속에 싸여 있다. 이번 KAL기사건에 관한 기사를 탈고하면서 지난 7년 동안의 압박과 고뇌에서 해방되는 듯한 감격을 느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진상규명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정부가 최근 방한한 로가초프 소련 차관에 KAL기사건의 진상규명과 자료를 요청했는데.

『소련정부는 빠른 시일내에 KAL기사건에 대한 공식해명을 할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 그래야 할 것이다. 로가초프 차관은 곧 이즈베스티야 편집책임자와 만나 KAL기사건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해들었다』<뉴욕지사=송혜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