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모두 진실 언급 않고 침묵하는데 놀라/소각설등은 미확인… 후속기사 곧 게재 예정한국일보사 뉴욕지사의 송혜란 기자는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의 지난해 12월20일자에 KAL기 피격사건에 관한 새롭고 중요한 사실을 취재·보도한 이 신문 주미 특파원 알렉산데르·샬레프 기자와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샬레프 기자는 지난 69년 소련 관영 타스통신 기자로 출발,지난 15년간 이즈베스티야 주영·주워싱턴 특파원을 역임했는데 KAL기사건 이후 이 사건을 집중취재,「소련 최초의 사건기자」란 명성을 얻고 있다.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편집자주>편집자주>
KAL기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 지난 요즘 이즈베스티야 보도로 그에 관한 구체적인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소련 기자로서 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보고한 경위는.
『KAL기사건이 터졌을 때 나는 타스통신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백악관을 출입했었는데 이 사건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눌렀던 것은 소련과 미국 그 어느 나라도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후 나는 이 사건에 사로잡히게 됐고 이즈베스티야의 주미 특파원으로 파견된 지난 1년 전부터 다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드디어 지난 12월초에 7페이지의 기사를 작성해 송고했다.
이미 알려진바 대로 내 기사의 요점은 소련은 KAL기사건에 관해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실수에 의해 저질러졌다 해도 그 진상을 모두 밝히고 「비난」을 수용해야 함은 물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번 이즈베스티 야보도에서 안드레이·알레시 기자의 기사내용도 충격적인 것이었는데.
『내 기사에 첨가된 알레시 기자의 기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알레시 기자는 사건 직후 사할린에 있는 한 공군기지를 방문했었다.
우리 신문은 KAL기 피격사건에 대해 일련의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동경 북경 워싱턴 등지에 있는 우리 기자들이 가능한 한 모든 자료를 모으고 관련인사들과 만나 심층취재를 벌이고 있다. 곧 후속기사가 나올 것이다』
소련당국은 이미 2백여의 희생자 시체를 인양해 소각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우리 신문은 그런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미 시사주간지 US 뉴스 월드 리포트지가 우리 신문기사를 인용하면서 보도했는데 그들이 그런 정보를 어디서 입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
시체인양이나 블랙박스의 행방에 대해 알고 있는가.
『지금 단계에서는 아무 것도 밝힐 수 없다.
우리 신문의 후속기사에서 밝혀지리라 믿는다.
소련·미국측 모두에 제기되는 의문점이 많다. 예를 들면 미국이 KAL기 조종사가 항로이탈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의 여부를 밝혀줄 미 공군 레이더본부의 당시 테이프 2개가 납득될 만한 이유없이 지워졌다. 미국측은 이에 대해 해명이나 분명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내가 읽은 책 중에는 KAL기 조종사측의 변호사가 얘기한 흥미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 조종사는 사고 KAL기에 탑승하기 전 아내에게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사실이다.
KAL기사건은 아직도 안개 속에 싸여 있다. 이번 KAL기사건에 관한 기사를 탈고하면서 지난 7년 동안의 압박과 고뇌에서 해방되는 듯한 감격을 느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진상규명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정부가 최근 방한한 로가초프 소련 차관에 KAL기사건의 진상규명과 자료를 요청했는데.
『소련정부는 빠른 시일내에 KAL기사건에 대한 공식해명을 할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 그래야 할 것이다. 로가초프 차관은 곧 이즈베스티야 편집책임자와 만나 KAL기사건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해들었다』<뉴욕지사=송혜란 기자>뉴욕지사=송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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