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와 페르시아만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위기의 초점 위에 서 있는 이라크와 미국을 포함해서 세계의 어느 누구도 위기가 과연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는 지금 끔찍스런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는 그 순간을 위해 준비와 대비에 분주하다. 최악의 경우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기껏 사흘을 넘는 정도일 것이다. 우리 정부도 이미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민들의 안전지대 철수를 지시했고,여객기와 선박의 취항도 중단됐다. 행정적인 잘못으로 한 사람이라도 뜻하지 않은 희생자가 나지 않도록 빈틈없는 대비책을 재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는 비극적인 전쟁이 터질 경우,우리가 감당해야 될 경제적 충격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우선 하루아침에 치솟을 기름값에 대비해야 한다.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1배럴에 50달러,심지어 1백달러까지 뛸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물론 전쟁이 끝나면 기름값은 다시 떨어지겠지만 전쟁중에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기름생산시설이 어느 정도 파괴되고,또 전쟁이 어느 정도 끌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장담할 입장이 아니다. 우리로서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할 뿐이다. 대비책은 최대한 기름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자가용 승용차를 최대한 묶어두고,전기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소비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오늘날 거의 모든 상품이 석유와 그 에너지를 쓰는 것인 만큼 근본적으로 물자를 아끼는 절약을 제도화해야 한다.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수출이 줄어드는 데서 오는 충격이다. 전쟁의 양상에 따라 최소 7억달러에서 최고 28억달러까지의 수출감소가 예상된다고 상공부는 보고 있다. 게다가 기름값이 뛰는 데서 오는 수입의 추가부담을 합하면 15억에서 56억달러까지의 국제수지 악화요인을 안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안팎으로 어려운 고비에 서 있다. 수년 동안의 흑자가 적자로 돌아선 데다,우리의 주요시장인 미국의 경제가 내리막에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중동위가 겹쳐 자칫 91년은 우리에게 최악의 시련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안으로도 지난해의 기록적인 인플레에 이어 올해에는 30년 만의 지방선거를 치를 예정으로 있다. 한국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에서 탈락할 조짐은 이미 눈에 보이게 표면화하고 있다. 중동위기의 충격도 유독 한국에게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짐작된다.
전쟁의 전망이 어떻건 우리에게 확실한 것은 91년이 수년래 최악의 도전의 해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소극적인 에너지절약정책 이상의 폭넓은 비상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힘을 모아 허리띠를 단단히 조일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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