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인 우정 용기를 줬어요”/「사랑의 쌀」 방글라데시에 전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인 우정 용기를 줬어요”/「사랑의 쌀」 방글라데시에 전달

입력
1991.01.12 00:00
0 0

◎“따뜻한 정성 반드시 보답”/주민들 한참 발길 못돌려/유엔원조로 알기도… 언론,이례적 큰 관심【다카(방글라데시)=원인성 특파원】 방글라데시국민들은 한국인의 우정과 정성이 담긴 「사랑의 쌀」을 벅찬 감동과 희망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수도 다카시내에 있는 라이에르 바자마을에는 10일 하오(현지시간) 주민 수십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극빈촌의 하나인 이 마을 주민들은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월드 비전 가족개발사업단」 사무실 앞에서 한국에서 온 사랑의 쌀이 2되 가량씩 일일이 나눠질 때까지 유엔에서 원조한 쌀을 배급받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듯했다.

쌀을 모두 나누어준 뒤 현지 선교사가 『이 쌀은 한국의 어린이들과 국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쌀로 밥을 지어 먹고 튼튼한 몸이 되어 이웃을 도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고 설명하자 주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어린 딸의 손을 꼭 잡고 다른 한 손에 쌀봉지를 쥔 불구의 한 노인은 주민들이 모두 돌아간 후에도 한동안 발길을 돌리지 않고 있었다. 사랑의 쌀 본부 관계자들과 시선이 마주치자 움푹 파인 큰 눈을 껌벅이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국이 불과 몇십 년 사이에 가난을 극복하고 다른 나라를 돕게 된 것처럼 우리도 빨리 경제성장을 이뤄 한국민들의 따뜻한 우정에 보답할 것입니다』

10일 상오 다카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사랑의 쌀 기증식에서 헤자무딘·아메드 구호부흥부 장관대행은 답사의 말끝을 흐렸다.

그는 『지금까지 1백여 회 이상 원조물자 기증식에 참석했으나 오늘같은 감동을 느끼기는 처음』이라며 『이 쌀은 한국민의 성금으로 모아진만큼 우리에게 사랑과 희망과 용기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쌀이 구랍 24일 부산항을 떠난 후 현지 치타공항구에 도착한 것은 지난 6일. 항만시설이 부족해 하역까지는 보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최근의 정치상황마저 혼미해 서류 한 장 꾸미는 데도 몇주씩 걸려야 하지만 방글라데시정부는 즉각 다른 구호물자에 앞서 사랑의 쌀 하역을 지시했다.

현지 언론들도 한국으로부터 온 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웬만한 원조는 기사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이날 기증식은 국영TV와 최대 일간지 「이테파크」 영자신문 「방글라데시 타임스」 「방글라데시 옵서버」 기자 등이 앞다퉈 취재했다.

방글라데시정부는 쌀을 인수,대통령 직속 구호기관이 운영하는 재활촌과 불우청소년 직업훈련단체 등에 분배할 예정이다.

이곳에 전달된 쌀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86년산 통일벼. 운동본부와 한국일보사는 지난 여름 선교사를 통해 약간의 쌀을 보내 현지인의 입맛을 확인하는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운동본부 대표로 현지에 간 박맹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은 『그 동안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 우리가 이제는 은혜와 축복을 나눠주고 있다』며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 더욱 풍성한 열매를 거두기를 기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