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상오 서울지법 북부지원 101호 법정. 공판 시작 훨씬 전 부터 몸싸움을 벌이며 들어와 장내를 꽉 메운 방청객들은 「정신적 살인자」들에게 사형 등 중형이 선고되자 무겁게 술렁이기 시작했다.17차례의 강도상해·강도강간을 통해 모녀를 포함,19세기의 미성년자에서 50세의 어머니뻘 되는 여자들까지 닥치는 대로 겁탈하며 금품을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송곳과 칼로 피해자들을 잔인하게 찔러대기까지 한 「수심」의 인간들은 「살인도 하지 않았는데 사형까지야 받겠느냐」는 듯 여유있는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와 방청객들을 분노케 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21일 7명 중 5명이 사형을,2명이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는 데도 선고공판에선 희망이 있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재판장의 준엄할 판결문이 낭독되자 점차 고개의 힘이 빠지더니 최하 15년에서 무기징역 사형을 선고받자 낙망했다는 듯 몸을 가누지 못했다.
올 들어 처음 내려진 사형선고. 「비살인」피고인이기는 하나 인성과 가정과 사회를 파괴한 인간들에겐 당연하다는 듯 다른 선고와 달리 방청객들은 무언의 박수를 보내는 듯 공감의 술렁임이 역력했다.
『피고인들이 폭행한 부녀자들 중에는 가정파탄과 정신착란 등 보상받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비록 육체적 살인은 없었지만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살해했다』는 재판부의 판결문은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북부지청 임찬욱 모 검사는 『피고인들이 나이가 어리고 범행과정에서 살인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구형량을 정할 때 많은 논의와 고민을 했었다』며 『구형과 별 차이가 없는 선고가 내려진 것은 법원에서도 선량한 시민을 반인륜적 행위로부터 보호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판결은 최근 「범죄와의 전쟁선언」 이후 강력범들에게 중형을 선고하는 흐름과 같은 맥락이지만 이날 법정에서는 흉악범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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