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문씨 “제3세력 결집땐 고려”/이민우·이중재·양순직씨도 대상/「당해체 폭」 싸고 당내 갈등도○…올해 정국의 최대변수가 될 지자제선거를 겨냥해 야권이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움직임의 진원지는 미니정당을 벗어나 지자제선거에서 세 보강을 노리는 민주당.
통추회의의 민주연합(대표 이부영)이 민주당 합류의사를 분명히했고 민주당의 구야당 원로 영입작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21일의 임시전당대회를 통해 야권통합 실패와 이기택씨의 총재직 사퇴로 생긴 공백을 청산하고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으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 앞서 고흥문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야권원로를 영입하고 반민자세 중에서 평민당에 합류하기 어려운 부분을 최대한 포용해 지자제에서의 발판구축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고 전 부의장과 함께 민주당 영입대상이 되고 있는 구 야당정치인은 이중재 양순직 고재청 유제연 이진연 김옥선 전 의원 등 20여 명. 경우에 따라서는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도 합류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민주당의 원로 및 구정치인 「모셔오기」 작업이 본격화되자 관심의 초점은 고 전 부의장의 거취문제에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민주당의 외부인사 영입을 위임받은 대외사절단인 김현규 총재대행·조순형 부총재·이기택 전 총재는 시내 인사동 Y 음식점으로 고 전 부의장을 초청,오찬을 함께하며 3시간 여 동안 『민주당의 제2창당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행 등은 이부영·고영구씨 등 재야민주연합측이 일단 민주당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음을 설명한 뒤 고 전 부의장이 「병풍역할」을 해준다면 원로 및 구정치인은 물론,평민당내 서명파 일부의원과 민자당내 민주계 일각까지 포함하는 든든한 야당을 만들 수 있고 야권통합을 위한 새 발판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고 전 부의장이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대주주」인 이 전 총재가 기득권을 포기하는 등 모양을 갖춰 주기 위한 적극적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의사도 전달됐다.
고 전 부의장은 이에 대해 현재의 민주당에 영입당하는 형태로는 결코 참여할 수 없음을 분명히하면서도 민주당이 민주·평민 이외의 기반을 뚜렷이 대변하는 「제3의 세력」 모습을 갖출 경우 정치활동 재개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이 「제2의 창당」을 구상하면서 재야민주연합과 함께 고 전 부의장 쪽에 이같이 큰 비중을 두는 것은 고 전 부의장이 「승낙」만 하면 고 전 부의장과 뜻을 같이하는 20명 이상이 움직일 것이고 그 여세를 몰아 지자제선거에서 선전을 할 경우 운신의 폭을 크게 확산시켜나갈 수 있다는 계산에서이다.
○…민주당은 이번주중으로 대외관계를 마무리 짓고 그 결과에 따라 당의 「해체」 모양을 결정 짓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내부갈등이 간단치 않다.
재야 및 원로측과 결합하기 위해선 최소한 명분상의 해체를 가시화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수위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민주연합과의 교섭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노무현·김정길 의원간에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형편.
김 대행과 이 전 총재 등 당지도부는 『민주연합이 결합될 경우 경실련·민변·민교협 등에서도 상당한 호응이 예상되는만큼 해체의 폭은 「적극적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결과는 지켜볼 일이다.
한편 고 전 부의장 등 원로인사와의 결합문제 역시 약간의 의견대립이 있는 실정. 박찬종 홍사덕 부총재와 김광일 의원 등은 다다익선의 원칙 아래 포괄적 수용을 주장하는 반면 이철 김정길 노무현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세대교체란 당론을 이유로 다소 소극적 견해를 펴고 있다.<정병진 기자>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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