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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앵커,부시 페만정책 신랄 비판/테드·코펠 독 슈피겔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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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앵커,부시 페만정책 신랄 비판/테드·코펠 독 슈피겔지 인터뷰

입력
1991.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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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 통제 시도… 피상보도만 허용/확고한 비전 없어 개전 여론 설득못해”/“부시 대응자세 「약골」 이미지 탈피심리” 언급도「미국 언론의 추기경」으로 존경받고 있는 미 ABC TV의 앵커맨 테드·코펠은 7일자 독일의 시사주간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된 부시 행정부의 언론통제를 비롯한 정책 전반을 신랄히 비판,주목을 끌고 있다. ABC TV의 심층 뉴스프로 「나이트라인」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부시 행정부와 미군당국이 이미 페만 현지 취재진에 극히 피상적인 보도만을 허용,부당한 보도검열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다.<편집자 주>

­미국 TV는 페만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 참상을 생생히 미국 가정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미국정부는 공식 선전포고를 하는 경우에만 언론검열을 할 수 있다. 선전포고가 없었던 월남전 당시 존슨,닉슨 행정부는 검열을 하지 못했다』

­파나마,그레나다 침공 때는 선전포고 없이도 검열이 실시됐지 않았는가.

『월남전 당시 대위,소령이었던 군인들이 현재 장성급이다. 이들은 언론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고 있고 월남전 당시와 같은 언론자유를 허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페만사태 보도가 이미 방해받고 있는가.

『행정부와 군은 피상적 보도만을 허용하고 있다. 기자들은 사병들에게 이름,나이,고향 등만을 물어볼 수 있다. 사병들은 「엄마,나 잘 있어요」라고 인사하는 것이 고작이다. 몇 주일 전 ABC 취재팀이 페만 주둔군에 대한 의료지원 부족문제를 취재하겠다고 군당국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부시 행정부가 아직도 국민들의 심리적 임전태세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페만에서의 전쟁이 그레나다,파나마 침공과는 달리 도덕적·정치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이 간단치 않기 때문인가.

『그레나다,파나마 침공 때는 국민들에게 사전에 알리지도 않았다. 만약 당시에도 몇 달 간 토론할 시간이 주어졌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계속됐을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아직 국민들에게 수천 명의 미국 젊은이들의 희생을 감수하도록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도대체 미국의 국익이 어느 정도 손상됐는가를 명백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후세인을 응징하지 않으면 미국의 세계적 위상에 어떤 손상이 오는가도 설득력있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페만 위기에 분명한 계획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부시 행정부의 어떤 인물도 중동은 물론,대소련·대동구 도는 대EC 장기전략을 국민들에게 분명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심층분석 보도를 통해 통찰력을 제시하지 못하는 TV방송에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는 행정부는 수천 명의 인명 희생을 감수토록 여론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희생인가. 그게 없이는 휘발유값이 20센트,50센트 올라가기 때문이란 말인가』

­당신은 「미디어 교회의 추기경」으로 지칭된 적이 있다. 당신의 논평이 독자적인 생명력을 갖고 「정치적 현실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그런 위험은 분명 있다. 페만사태와 관련된 부시 대통령의 대응자세도 88년 대통령선거 당시 모든 언론이 자신을 「약골」로 지칭한 것에 대한 반사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약골」 이미지는 부시를 지극히 괴롭히는 것으로 남아 있다. 부시는 스스로를 위험을 무릅쓰는 전쟁영웅·투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는 이 때문에 후세인이 자신의 체면을 손상하는 것을 결코 허용치 않을 것임을 전세계에 과시하려고 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확신이 가지 않는다』

­미 의회는 지금까지 미국의 페만 파병에 관한 본격적인 토론을 회피하고 있다. 언론이 의회 토론의 대역을 할 수 있는가.

『정치가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 대역을 할 뿐이다. 의회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이 전쟁을 할 것인가를 의회는 토론해야 한다. TV가 이 문제에 의회를 대신할 수는 결코 없다』<베를린=강병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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