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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만전」 D데이 임박/기업들 철수작전등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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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만전」 D데이 임박/기업들 철수작전등 “초비상”

입력
1991.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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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로 차단 대비 시베리아철도 검토/원유도입선 인니 등 다변화/단기 종전땐 신규수요 급증 기대도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 최종시한을 1주일 앞두고 페르시아만 일대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자 국내기업들은 페만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비상대책을 수립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를 비롯,중동지역에 진출한 업체들은 주재사원들의 안전한 철수작전을 전개하고 정유사들은 원유수급의 차질에 대비,원유도입선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종합상사들은 전쟁발발시 수출상품의 안전한 수송로 확보에 나섰다.

특히 대기업들은 페만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그룹차원에서 에너지 절약 등 비상경영대책을 세우면서 에너지절약형의 신상품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페만사태가 어떤 형식으로든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신규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페만 수요에 대비한 품목개발작업도 벌이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 잔류중인 건설업체는 현대건설·삼성종합건설·한양·정우개발 등 4개 업체로 한국인은 모두 1백3명.

7개 공사현장과 사업본부 등에 69명의 한국인 직원과 근로자가 이라크에 남아 있는 현대건설은 전원철수한다는 원칙 아래 출국비자 발급에 필요한 발주처 확인서를 받기 위해 활발한 교섭을 벌이는 한편 전원철수 이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인근 요르단과 터키로 비상대피시키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철수작전이 여의치 않을 것에 대비,현지 직원들이 방공호를 파놓고 대피훈련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와 아브그레이브간 고속도로공사의 하자보수를 위해 23명의 한국인 직원을 남겨두고 있는 삼성종합건설은 1단계로 10일까지 8명을 철수하고 2단계로 15일 이전에 나머지 15명을 철수시킬 계획인데 발주처에서 잔류를 요청해올 경우 3명을 현지에 남겨둔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양과 정우개발도 각각 10명과 1명의 이라크 잔류인원을 15일 전에 출국시키기 위해 발주처에 출국동의서 발급을 신청해놓고 있다.

이 밖에 사우디와 이라크의 접경지역에도 8개 업체의 13개 공사현장에 5백31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데 진출업체들은 현지 공관과 협의,비상대피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이라크와 쿠웨이트 주재원들은 지난해 8월 페만사태 직후 전원철수시켜 아랍에미리트연합·사우디·요르단 등에 대기시켜놓고 있는데 사태 추이에 관계없이 중동지역 주재원들의 가족을 안전지대로 우선 대피시킨 뒤 주재원들에 대해서는 현지 지사장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종합상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전쟁발발로 중동지역은 물론 유럽·아프리카로 가는 수출화물의 수송로가 완전차단되지 않을까 하는 것. 지난해 8월 페만사태 이후 사우디·이집트를 중개무역의 거점으로 활용해왔는데 페만 일대가 봉쇄될 경우 사실상 이 항로의 이용이 불가능,우회하기 위해 엄청난 운임부담을 안아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종합상사들은 소련 및 동구권에 수출하는 상품의 수송에 활용해왔던 시베리아철도를 대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수출상품 수송로로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또 전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중동지역과 추진중인 수출상담 및 각종 사업 프로젝트 협의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정유업계는 비상대책반을 편성,24시간 가동하는 등 비상근무체제를 갖추었다.

7일부터 비상대책반을 가동중인 호남정유는 전체 원유 및 제품수요량의 70%인 월 7백만배럴을 중동지역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전쟁이 터질 경우 도입선을 인도네시아·멕시코·에콰도르 등으로 옮기는 한편 재고물량의 확보를 위해 현재 확보해둔 40일분(1천2백만배럴) 외에 20∼30일분을 오는 15일 이전에 도입할 계획.

유공도 한 달 수요의 65% 정도(8백만배럴)를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로부터의 도입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중국·동남아·소련으로부터의 원유도입을 추진중이다.

쌍용정유와 경인에너지 등도 15일 전후로 잡혀 있는 선적예정분의 조기도입을 서두르는 한편 역시 도입선의 다변화를 적극 꾀하고 있다.

○…한편 각 그룹들은 페르시아만사태가 악화될 경우 제조비용 상승·자금조달사정 악화·국제환율의 불안정 등으로 기업경영 환경도 악화될 것으로 우려,장·단기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당장 실천가능한 에너지절약운동을 본격확대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럭키 금성그룹의 경우 트윈타워 등 각 빌딩과 공장의 백열등을 절전형 램프로 바꾸고 온수 온도를 낮추고 난방 가동시간을 줄이는 등 대부분의 그룹들이 절전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그룹은 유류소비 절약을 위해 사원들에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회사와 가정에서의 에너지절약운동을 추진중이다.

대우그룹의 경우 페만사태를 계기로 에너지절약형 제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전자제품과 난방제품을 중심으로 절전형 신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룹들은 또 수출시장의 위축에 대비,새로운 수출상품의 개발과 함께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의료품·건축자재·특수물자 등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종전 특수상품 개발에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방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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