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순 전경련 회장이 4일에 있은 연초 회장단 기자회견 석상에서 말했듯이 올해의 우리나라 경제는 국내외 여건의 악화로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의 통상압력,세계적 경기침체,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물가불안 그리고 노사문제의 불확실성 등이 맞물려서 91년의 재계는 힘든 운용을 피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실정이다.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이라고 하겠는데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경쟁력 저하는 우리의 수출을 감축시키고 국제수지를 악화시킴으로써 우리 경제를 위태로운 지경에까지 몰아가려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생산력의 향상은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유일한 길이며,기업생존과 경제회복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닐 수 없다.
생산성 향상문제는 어제 오늘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러면서 아직 이렇다 할 대책마련이 되어 있지 않고 있으며 재계는 주로 높은 금리에다 그 책임의 대부분을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시설 및 기술개발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투자의 미흡이 우리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데 대해선 우리도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 책임이 전적으로 고금리나 정부의 지원정책 미흡에만 있다고 주장한다면 재계나 기업인들은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하다는 핀잔을 받아 싸다.
한때 국내 제조업은 3저 여건에 힘입어 대단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그 호황 속에서 국내업체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과 시설투자에 거의 무관심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할 줄로 안다. 선진국에 비해 기술은 10년 이상씩이나 뒤지고 생산성은 2∼3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많은 기업들이 혹은 부동산투기를 하고 혹은 증권투자를 해서 이른바 재테크로 돈 불리기에 몰두해 있었다.
그 결과가 생산성의 퇴보와 경쟁력 약화,수출둔화로 이어졌다고 볼 때 지금 재계가 할 일은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의존이 아니라 뼈를 깎는 반성과 스스로 혁신을 창조해내려는 자세확립이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된 원인들 중의 하나는 기업인들의 건전치 못한 사고와 의욕상실이라고 말해서 과언이 아니 될 줄로 안다. 그저 옛날의 저임금,성장촉진요인 등 안일했던 여건이나 꿈꾸면서 「이제 기업할 맛이 없어졌다」고 투자의욕을 잃고 있는 기업인들이 우리 주위엔 얼마나 많은가. 재계 전체나 기업인 전부를 싸잡아서 비판할 생각은 추호 만큼도 없지만 재계와 기업인에 대한 일반적인 사회통념이 부동산투기나 하고 정경유착으로 이권을 쫓는 부도덕한 부류이며 사람들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비판을 재계와 기업인들은 경건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것이 재계가 가져야 할 자세인 줄로 안다.
지난날 유에서 무를 창조해냈던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을 다시 되찾는 길만이 우리 경제를 침체와 좌절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내는 첩경이라고 믿고 싶다. 비록 부분적인 과오나 실수는 있었다고 하더라도 세계 어느 나라 기업인들보다도 성실히 노력해서 우리 경제를 오늘날 만큼이라도 성장시켜놓은 장본인들이 바로 우리나라의 재계이며 기업인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기업인들이 사업에 대한 의욕을 되찾고 새로운 성장패턴에 알맞는 기업가정신으로 의식개혁을 단행할 때 우리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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