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동안 32개국이 독재서 벗어나/동구변혁으로 절정… 범세계 조류로8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동구공산독재정권의 붕괴 이후 민주주의가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동구권의 변혁이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승리인지,사회주의의 모순을 개선하기 위한 자기 혁신의 과정인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지만 그것이 독재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임에는 틀림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독재에 대한 민주의 승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고 동구공산권의 변혁을 초래함으로써 이제 범세계적인 조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의 물결은 이미 동구공산독재의 붕괴가 실현불가능한 꿈으로만 비쳐지던 20여 년 전 2차대전 이래 남부유럽의 일부국가들을 지배해온 독재권력들이 종말을 고하면서 시작됐다. 70년대초까지만 해도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권위주의적 지배체제하에서 신음하고 있었고 그리스는 최근까지도 군사쿠데타의 위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 이들 국가는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출된 정부를 갖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독재의 전통을 이어받은 남미의 국가들은 콜롬비아,베네수엘라,코스타리카를 제외하고는 지난 20년 동안 얼마간 독재기간을 경험했다.
그러나 79년 에콰도르의 민정 이양을 시발로 페루,아르헨티나,엘살바도르,우루과이,브라질,볼리비아,파라과이 순으로 군사정권들이 퇴진하고 새로운 민간정부가 들어서 미 대륙에서 카스트로의 쿠바와 최근 군부쿠데타가 일어난 수리남만이 민주화의 열풍으로부터 떨어져 있다.
과테말라,멕시코,파나마의 지배자들은 완벽한 민주적 과정을 통해 선출된 것은 아니나 유사한 과정을 통해 집권했다.
60년대 유럽의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한 이후 자생적 독재를 경험해온 아프리카에서도 민주화의 조짐이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세네갈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탄자니아,잠비아,베닌,가봉의 독재자들이 독재와 경제침체의 상관성을 인정하기 시작했으며 나이지리아도 민주주의의 재시도를 고려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의 백인정부도 흑인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라크에 대항해 쿠웨이트와 사우디의 왕정을 지지해온 아랍세계는 아직 독재를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해 서구의 접근 이후 민주주의에 「감염」되기 시작했다.
아시아에서도 권력은 민중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경제적 번영과 함께 민주주의를 시도하고 있으며 태국도 군부로부터 민간정치인에게로 권력이 점차 이양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같은 경로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파키스탄의 군부도 스스로 권력을 장악하기보다는 선거를 선택했다.
소련은 민주주의국가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민주화됐다. 15개 공화국 중 9개 공화국이 다소간 자유선거제도를 채택했으며 회교권인 중앙아시아의 공화국들만이 민주화의 추세로부터 동떨어져 있다. 소련연방이 해체되고 지난해말까지 6개 공화국 모두가 다당제총선을 실시한 유고슬라비아가 와해된다면 민주국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 동안 독재로부터 민주주의로 나아간 국가는 32개국에 달한다.
물론 이들 국가들이 모두 완전한 언론의 자유 아래 라이벌정치세력에게 문호를 개방한,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부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로 이루어볼 때 20세기 후반의 지배적인 정치조류가 민주주의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남경욱 기자>남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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