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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감시 시민기구/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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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감시 시민기구/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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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면서 가장 크게 관심을 끄는 분야는 아무래도 지방의회선거인 것 같다. 3월 실시 예정이라면 우선 시기적으로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그리고 광역과 기초를 합치면 무려 5천1백53명을 뽑는 전국적인 정치행사이기 때문에 전국민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도 남는다. 또한 무엇보다도 30년 만에 부활되는 지자제의 제2의 원년이라는 점이 국민들을 설레게 한다. 국민이 기다려온 신나는 한판의 정치축제이기에 기대와 아울러 가벼운 흥분마저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축제를 그냥 기대와 설렘 속에서 맞아서는 안 될 것 같다. 설렘만으로 맞고 보내기엔 너무나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셀렘과는 반대로 오히려 긴장으로 맞아야 할 것 같다. 즐거운 민주축제이긴 하지만 그 행사는 타락과 혼탁을 동반하게 마련인 선거이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는 벌써부터 지방선거를 앞두고 타락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은 축제의 즐거움에 앞서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신문지상에 실리는 지방의회선거 출마예상자 명단을 보면 그 지방의 돈 있는 중소기업인들이 많아 타락의 우려를 더욱 깊게 한다.

언제나 선거가 다가오면 공명공정의 슬로건이 강조되지만 결과는 공염불로 끝나기 일쑤였던 게 과거의 우리 경험이다. 그래서 선거하면 으레 「타락 혼탁 부정」이란 말을 연상시킬 정도까지 되어버린 것이다.

30년 만에 부활되는 지방의회선거에 2만여 명의 후보들이 출마한다니 이번에는 또 얼마나 분위기가 혼탁해질까 하는 적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런 걱정만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 같다.

지자제의 제2의 원년이란 의미에서도 그렇고 해마다 선거를 연례행사처럼 치러야 하는 앞으로의 정치일정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선거는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걱정만으로는 안 된다. 공명선거 구호 만으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실천이 따라야 한다. 정부는 과거에도 선거 때마다 「깨끗한 선거」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었지만 번번이 헛 구호에 그치고 말았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국민들은 믿고 있다.

정부도 이번 선거부터는 공명선거의 의지를 다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사전 사후 단속을 철저히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정부당국이 아무리 애써본 들 한계가 있을 게 뻔하다. 선거 때면 후보들로부터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습성에 젖어있는 유권자의 의식을 하루아침에 뜯어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는 뜻있는 시민들이 직접나서 믿을 수 없는 정부당국과 버릇 나쁜 유권자와 후보자들을 다같이 감시할 때가 온 것 같다.

막연히 나서는 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기구를 구성해서 구국운동을 하듯 하지 않으면 썩은 선거풍토는 개선하기 어렵다. 87년의 6월항쟁 등을 통해 민주화를 주도해온 것과 같은 시민세력이 나서 제2의 투쟁을 조직적으로 전개한다면 깨끗한 선거가 이룩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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