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상 인사」 창업사상 최대폭 2백17명 삼성/북방사업 본격화대책 중역 71명 보강 현대/외부영입 거의 없이 전보도 최소범위 럭금/최명걸 부회장 일선 기용 자동차 맡겨 대우/레저·전자 등 중심 탈섬유전략 구체화 한일5일 삼성그룹과 한일그룹이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연말과 연초에 걸친 주요 대기업들의 신년 인사가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다.
재계는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올해 대내외 경제여건에 대비,조직을 재정비하고 진용을 새로 갖추는 등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보다 인사규모가 대폭 늘어난 주요 그룹들의 신년 인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
○이건희 친정체제 구축
○…삼성그룹은 이날 지난 30년간 그룹운영의 구심체 역할을 해왔던 비서실의 조직을 대폭 개편하는 등 창업 이래 최대 규모인 총 2백17명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
이번 인사는 이건희 회장이 고 이병철 회장의 3년 탈상을 계기로 친정체제 구축을 통한 제2창업의 1보를 내디딘 것으로 재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비서실의 조직과 기능을 새롭게 바꾼 것이라든가 사상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 회장이 3년간의 경영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율경영과 기술중시라는 이 회장 특유의 스타일로 그룹을 이끌어나가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될 수 있다는 것.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에 도입된 전자·중공업부문의 회장제에 이어 건설(박기석 삼성종합건설 회장) 무역(이필곤 삼성물산 부회장) 금융(이수빈 삼성생명 부회장) 등 주요부문에도 회장 및 부회장제를 도입,전문경영인의 중용을 통해 부문별 자율경영을 확대시킨 것과 전자 및 중공업부문의 대폭적인 임원승진으로 기술중시를 향후 그룹경영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비서실의 대폭적인 조직개편. 20명의 임원 중 9명을 계열사로 전보시키고 6명만을 새로 받아들이고 종전 15개팀에서 10개팀으로 축소 통합함으로써 지난 연말 소병해 전 비서실장의 경질과 함께 외견상 비서실의 기능이 약화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그룹내에서는 「사실상의 강성개편」으로 보고 있다.
○승진만 2백17명이나
○…지난달 26일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한 현대그룹은 북방사업 본격화에 따른 중역보강 및 2천년대에 대비한 그룹의 세계화를 위한 분위기 쇄신에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이미 착수한 스베플라야 삼립개발사업과 올해 사업에 들어갈 엘긴스키탄광 개발,야쿠츠크지역의 석유 및 가스개발에 대비,71명의 중역을 늘려 그 동안 추진해온 북방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예년보다 규모가 큰 2백21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는데 이 중 승진만 2백17명이나 돼 지난해 1백34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는 중역진의 보강과 함께 지난해 호조를 보인 자동차·조선·건설분야에 대한 보상성격의 승진이 많았기 때문.
○내부서 인재 육성방침
○…럭키금성그룹은 지난 연말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1백78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는데 외부영입이 거의 없고 전보도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국한됐다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
이번 인사는 내부승진에 의해 인재를 육성,사장으로 발탁한다는 구자경 회장의 「21세기 경영구상」의 취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분석. 특히 구씨·허씨 양가 사주 가족의 승진을 최대한 자제해 허동수 호남정유 사장대우 부사장,구자홍 금성사 부사장,구자준 금성사 상무,구본준 금성사 이사 등 4명에 그쳤다.
○주력사업으로 키울 듯
○…지난 89년 이래 감량경영을 해온 대우그룹의 임원인사는 85명으로 소폭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해외영업력 보강에 중점을 두었으나 올해는 자동차사업 및 전자부문의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후문.
특히 대우그룹은 80년초 대우자동차 사장을 역임했던 최명걸 대우경제연구소 처장을 (주)대우 부회장으로 국민 차사업을 비롯한 자동차부문을 총괄케 함으로써 자동차를 그룹주력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3의 창업시대」로
○…한일그룹(회장 김중원)은 5일 한일레저개발 사장에 신동권 동서석유화학 상무를 선임하는 등 총 23명의 그룹임원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정기인사이지만 김 회장이 지난해말 제시한 「제3의 창업시대」를 기본으로 한 그룹장기경영계획을 뒷받침하는 데 특징이 있다.
즉 2천년대를 대비해 향후 10년간 섬유의존도를 줄이는 탈섬유경영전략을 구체화하는 한편 레저·전자 등 고부가가치 미래 유망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등 그룹 전반의 투자구조 조정과 관련이 깊다.<방준식·김경철 기자>방준식·김경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