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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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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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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분야의 예술은 장르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교류와 이해의 채널이 있게 마련인데 음악만은 예외적으로 순수음악(클래식)과 대중음악(팝뮤직)이 완전 단절상태에 있다. 유명교향악단이 팝뮤직연주회를 열고 정상의 성악가가 대중가요를 열창하는 등 클래식과 팝뮤직 사이에 깊게 파여있는 골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외국서는 전부터 다각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그와 같은 부문서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의 연주활동은 너무도 잘 알려졌지만 세계 정상의 테너인 스페인의 플라시도 ·도밍고는 팝가수 존·덴버와 함께 「아마도 사랑인가봐」란 타이틀의 가요앨범을 내는가 하면 오페라「카르멘」의 영화화에 출연하여 세계의 음악팬을 열광시켰고 이탈리아의 루치아노·파바로티는 프랭크·시내트라와 함께 자선공연을 열기도 했다. ◆클래식과 대중과의 접목작업은 최근 국내서도 시도되고 있다. 보스턴 팝스 연주회를 모방한 국내교향악단의 대중음악연주회가 개최되는가 하면 지난해부터는 정상급의 음악가가 출연하여 널리 알려진 소품을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는 특별기획의 연주회가 계속되고 있으며 국내 정상급의 성악가 한 사람은 해금된 서정시인 정지용의 대표작에 대중음악작곡가가 곡을 붙여 가요 「향수」를 팝가수와 함께 불러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며칠전 국립오페라단은 「향수」를 부른 성악가를 동료단원들의 투표에 의해 재임명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한다. 오페라단 활동보다는 개인활동에 치중했다는 것이 재임명 제외의 표면적인 이유지만 내용적으로는 클래식성악가로서 특별기획의 독창회에서 가요를 부르고 팝가수의 독집앨범에 취입한데 대한 동료단원들의 응징이 비밀투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국 순수음악의 문제는 고고의 성에 스스로 유폐되어 애호가 대중과 호흡을 같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데 애호가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한 성악가가 그 때문에 동료들로부터 뜻하지 않게 따돌림을 당한 국립 오페라단의 재임명 제외 해프닝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순수음악과 대중음악 사이에 가로놓인 단절의 장벽을 실감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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