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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라크 동맹 와해 예방 제스처/부시의 외무회담 제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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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라크 동맹 와해 예방 제스처/부시의 외무회담 제의 배경

입력
199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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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시한 D­10일/불·독등 강경전략 탈피움직임 「김빼기」용/“최선노력” 명분도 부각/최근 잇단 비밀협상설 공개화 계기일수도지난해 11월30일 유엔의 무력사용결의안 통과와 함께 미·이라크 외무장관의 상호 교환방문을 제안했던 조지·부시 미 대통령은 3일 양국 외무장관의 제네바회담을 새로 제의,초읽기에 들어간 페만사태가 또 한 번의 전기를 맞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제안과 관련,미국측이 설정한 시한이 끝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7·8일 또는 9일 중 이같은 회담을 갖자며 이번이 「평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못박았다.

성명을 발표한 말린·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이 회담은 물론 이라크와의 어떤 회담도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완전철수로 페만위기를 종식시키려는 미국의 결의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보상」 등 이라크의 체면 세워주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조·윌슨 바그다드 주재 미 대리대사는 제네바회담 문제와 관련,이라크 고위관리들과 회담했으며 그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며 그 성사가능성을 밝게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강압적 자세에 반발,지난 회담 제의를 일축했던 이라크가 지난번과 성격상 별반 다를 바 없는 이번 회담제의에 대해 그 수락여부를 미국측이 설정한 시한인 5일까지 통보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유엔의 무력사용 시한인 15일을 불과 열흘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 이처럼 「타협의 여지를 사전배제한 회담」을 또다시 제의한 미국의 저의를 보는 시각은 대체로 다음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하나는 개전을 앞두고 미국이 「마지막 노력에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평화적 해결을 모색해보라는 의회의 견제와 국내의 반전여론을 무마하려는 부시의 의도라는 것이 미 언론의 지배적 분석이다.

또 하나는 회담결렬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부시의 거듭된 단호한 의사표시와는 아랑곳없이 자꾸 주화론의 애드벌룬을 띄우는 일부 동맹국의 기도를 「김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독일의 요청에 의해 4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럽공동체(EC) 12개국 외무장관 긴급회담에서 논의된 EC 방식의 해결방안을 미리 여과시킴으로써 미국 주도의 대이라크 동맹체제가 개전에 앞서 「와해」될지 모를 가능성을 사전 예방하자는 목적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전쟁 결행시 서방측이 이에 보조를 같이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유럽의 신질서 구축기를 맞아 미 영 중심의 유럽 운영자세에서 탈피하려는 프랑스의 독자적인 중동라인 개설 추진움직임과 특히 통일을 이룬 독일의 새로운 주도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미국의 기도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는 분석은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는 「중동식의 해결방안」을 고수하고 있는 중동권 우방국에 대한 일석이조의 견제책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잇단 회담제의가 협상이라는 게임의 원칙을 순전히 무시한 여론·명분용이라는 분석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

오히려 그간 꾸준히 진전돼 온 막후협상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압력수단이나 이 비밀협상의 진전상황을 공개할 시기에 대비한 사전포석이라는 유추해석도 국제관계 외교관행에 비춰보면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부시의 회담제의와 같은 날 프랑스의 언론들이 보도한 분쟁당사국간의 비밀협상설은 시기적으로 보아 상당한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의 주간 카나르 앙쉐네지는 지난주 바그다드 주재 불 대사관측이 미테랑 대통령에게 보낸 비밀메시지를 통해 이라크가 제네바와 빈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와의 비밀협상에서 쿠웨이트 철수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도했다. 또 다른 주간인 파리마치지도 미국의 중재로 이같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쿠웨이트가 부비얀,와르바 등 페만 접근로상의 두 섬을 이라크측에 99년간 조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같은 비밀접촉설이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나돈 데다 협상개시의 커다란 장애였던 이라크내 외국인 인질의 전면석방 문제도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완전해결된 상태여서 신빙성을 더해준다.

이로 미뤄 이같은 협상이 막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의 주의제는 쿠웨이트의 국경선 재조정문제에 있다고 관측된다. 즉 「무조건 철군」을 조건으로 내건 미국과 정권유지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철군대가」를 얻어야 하는 이라크의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 맞물려 있는 셈이다. 예상되는 베이커­아지즈의 제네바회동에 한가닥 희망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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