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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실은 차량 속속 서울로 질주/하산 하루앞둔 백담사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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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실은 차량 속속 서울로 질주/하산 하루앞둔 백담사 표정

입력
199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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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당서 측근들 5시간 마라톤 회의/“연내 하산 반대없었느냐”에 “노코멘트”○…전두환 전 대통령의 하산일이 30일로 확정된 28일 백담사에는 전씨 측근들이 하산절차를 위한 대책회의를 갖고 짐보따리들이 속속 차편으로 내려가는 등 하산 준비에 부산한 모습.

이날 아침 일찍 서울서 도착한 장세동 전 안기부장 안현태 전 경호실장 이양우 변호사 등 전씨 측근들은 백담사 만해당에서 5시간여 동안의 마라톤회의를 가진 뒤 하오 3시45분께 용대리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산에 따른 최종 입장을 발표.

이 변호사는 『30일 상오 9시 백담사를 떠나기 전에 간단한 예불을 가질 것이며 곧바로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

이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이 「조속한 하산을 희망하는 노태우 대통령의 권유도 있고 여야합의도 있고 하니 내려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정국안정과 국가발전을 위한다는 맥락에서 연내 하산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언급.

○간단한 작별예불 예정

29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송년법회와 관련,이 변호사는 『불교계에서 많은 건의가 있었으나 전 전 대통령이 「그럴 필요까지 없다」고 강력히 반대했다』면서 『김도후 백담사 주지가 계속 송년법회를 요청해 전 전 대통령이 「정 그렇다면 2년 이상 머물렀으니 간단한 예불을 하도록 하자」고 승낙했다』고 전하기도.

전씨는 이왕 예불을 하는 만큼 자신이 직접 이름을 짓고 글씨까지 쓴 백담사 입구의 수심교에서 「작별예불」을 갖기로 하고 보도진에 이를 공개토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 변호사는 『29일에는 하산에 대비,일부 측근들과 가족들이 백담사에 올 것』이라며 『이들은 30일 상오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연희동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

이 변호사는 『참모들 중에 연희동에서 다른 장소를 건의한 사람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고 『연내 하산에 반대한 측근들도 있었다는데…』라는 물음에는 『노코멘트하겠다』고만 언급.

이날 장 전 안기부장은 이 변호사 안 전 경호실장과 함께 2대의 승용차로 내려왔으나 이 변호사와 안 전 실장이 보도진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혼자 서울행.

○…전씨 측근들의 회동이 있었던 이날 백담사에는 아침 일찍부터 서울서 달려온 승용차들이 속속 입산.

상오 9시30분께에는 이 변호사와 장 전 안기부장이 탄 검은색 그랜저가 보도진과의 접촉을 피해 쏜살같이 용대리 검문소를 통과.

또 10분 정도 간격을 두고 따라오던 안 전 경호실장 부부가 탄 은황색 그랜저 승용차는 보도진들이 앞길을 막아서자 잠시 멈췄으나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곧장 보도진들을 차로 밀며 산행.

한편 민정기 비서관은 전날 밤 늦게 백담사에 들어왔다가 이날 새벽 서울로 돌아갔으며 허문도 전 통일원 장관의 모습은 이날 하오 늦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전씨 하루종일 침묵

○…전씨의 임박한 하산을 예고하듯 이날 하오부터 백담사 쪽에서 짐을 실은 차량들이 속속 내려왔는데 사찰의 차량인 로얄살롱승용차가 하오 2시10분과 3시께 등 3∼4차례 뒷좌석 가득히 8∼9개의 가방을 싣고 산을 내려와 원통 쪽으로 질주.

또 짐가방을 실은 로얄승용차가 처음 하산했던 하오 2시10분께에는 2.5톤 타이탄 경찰용 트럭이 적재함부분을 텐트로 가린 뒤 승용차를 뒤따랐는데 용대리 검문소에서는 평상시 짐을 실은 차를 검색했으나 이 차는 검문없이 즉각 통과,백담사측의 「하산용 짐」임을 시사.

○…절에서 하오에 내려온 한 50대 주민은 전씨의 이날 근황과 관련,『아침 예불에 참석하는 등 특별한 변화는 없었으나 평소 일하는 사람들에게 한두 마디 말을 걸었었는데 이 날은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소개. 이 주민에 의하면 전씨는 이날 새벽 예불에 참석한 뒤 상오 10시께부터 서울에서 온 측근들과 함께 거처인 만해당에서 회의를 계속했다는 것.

전씨는 상오 11시에 거행된 사시예불(부처님께 점심공양을 드리는 의식)에 측근들과 함께 잠시 참석한 뒤 곧바로 만해당에 들어가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하오 늦게까지 거처 밖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다만 측근들이 가끔 만해당 밖으로 나와 소형 가방 2∼3개씩을 절입구 쪽에 내놓는 모습이었다고.<백담사=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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