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방창살 쇠톱으로 절단/「선반사다리」로 4.5m 담 넘어/두달전부터 계획… 도피자금 마련 강도등 우려【전주=이금택·고태성기자】 무기형과 징역 15년이 확정된 살인범 2명과 10대 폭력범 등 기결수 3명이 새벽에 교도소 감방 쇠창살을 쇠톱으로 자르고 담을 넘어 탈옥했다.
27일 새벽1시부터 7시 사이에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전주교도소 기결 1사 하층 25방에 함께 수감돼 있던 살인범 박봉선(32·전주시 중화산동2가 56·전과2범·무기징역 확정) 신광재(21·서울 관악구 봉천동 951의5·전과3범·징역 15년 확정)와 폭력초범 김모(17·전북 순창군 쌍치면·징역 장기10월 단기8월 확정) 등 기결수 3명이 감방화장실 창문에 설치된 쇠창살(길이 1m·직경 2㎝) 2개를 쇠톱으로 자른 뒤 사물을 얹어놓는 나무선반(길이 2.5m 폭 20㎝ 두께 3㎝)을 가지고 감방을 탈출,20m 떨어진 곳에 있는 4.5m 높이의 담에 사다리를 놓고 탈옥했다.
이 담밖에는 2중 철조망이 쳐져있고 제1,2 감시초소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으나 이들의 탈옥을 눈치채지 못했다.
교도소측에 의하면 근무자 교대시간인 27일 새벽1시까지 감방안에 3명이 있는 것이 확인됐으나 이날 상오7시20분께 실시한 일조점호때 강광원교사(51)가 이들이 기상을 하지않아 감방안에 들어가보니 담요 위쪽에 베개와 보따리 등을 넣어 자고있는 것처럼 꾸며놓고 도주했다는 것.
검찰은 초범인 김군이 오는 3월13일 만기 출소예정이며 교도소담밖 야산 눈밭에 나있는 발자국 등으로 미루어 박과 신이 김군을 탈옥에 이용한 뒤 둘이만 같은 방향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이 2개월전 동료 재소자에게 『탈주해 차량을 탈취,대둔산쪽으로 달아나겠다』고 말한 점 등으로 미루어 이들이 최소한 2개월전부터 탈주를 계획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탈주범 신과 충주소년원 동기생으로 지난 14일 출소한 이모씨(22)가 신에게 길이 10㎝ 가량의 쇠톱을 건네주는 것을 목격했다는 재소자의 제보에 따라 이씨의 행방을 찾는 한편 박이 교도소 안에서 10만원권 자기앞수표 7장을 갖고 있었다는 제보에 따라 반입경위 등에 대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또 지난 10일 윤세용이라는 30대 남자와 면회할때 『돌아갈때 책을 넣어달라. 전화번호는 변경되지 않았느냐』고 물은 점을 중시,지난 7일 정주경찰서에 강도혐의로 구속된 윤씨를 상대로 주민등록증을 빌려주었거나 분실여부 등에 대해 집중추궁하고 있다.
검·경은 전북 일원에 비상령을 내려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연고지에 교도관을 급파하는 한편 이들이 추위를 피하고 도피자금을 마련키 위해 강도 등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탈옥한 박은 83년 5월26일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풍년건설 뒷산에서 처남 부인인 윤모씨(29)가 자신의 아내를 꾀어 가출시켰다며 윤씨를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해 구속됐었다.
박은 또 광주교도소 수감당시 전주교도소 이감을 요구하며 바늘을 삼키고 목을 매는 등 3번이나 자살을 기도,후유증이 있는 상태다.
신은 89년 5월9일 상오3시께 광주 동구 계림동 168 오장순씨(25·여) 집에 침입,금품을 훔치려다 들키자 오씨를 살해했다.
김은 지난 5월2일 하오10시20분께 전북 정주시 연지동 322의5 송도선씨(49·여) 「나그네」 술집에 들어가 술에 취해 기물을 부수는 등 폭력을 휘둘러 구속됐다.
법무부는 이날 염창근 전주교도소장을 직위해제하고 박상정 본부 교화심의관을 전주교도소장 직무대리로 발령하는 한편 조사반 7명을 전주에 내려보내 이들의 탈주경위,형사미성년자인 김군을 살인범들과 함께 수감한 사실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또 탈주범 3명에 대해 1천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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