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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개각」의 성격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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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개각」의 성격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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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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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후반 겨냥한 친정·돌파내각/최 측근·강성인물 중용/강력한 국정추진 예고/새 총리 행정능력·대정치권 관계 등 과제12·27개각의 성격과 의미는 50대인 노재봉 총리서리의 기용에 응축되어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종래의 관행과 예상을 뒤엎고 자신의 비서실장을 내각을 통괄하는 국무총리에 임명함으로써 이번 개각의 성격을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최 측근에서 보좌해온 비서실장을 내각의 수장으로 앉히고 측근 인사들을 내각의 주요 포스트에 기용함으로써 행정부내에 강력한 인적 포석을 갖췄다.

내각을 직관장체제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비서실도 대폭 개편,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강성의 「중후한 인사」들을 포진시켜 청와대비서실을 종전의 실무형에서 정치 및 행정주도형으로 전환시켰다.

내각과 청와대 개편은 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겨냥한 강력한 친정체제의 구축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노 총리서리를 정점으로 한 내각과 정해창 비서실장 및 두 명의 정치특보를 포진시킨 청와대비서실의 인적 구성에서 「내각의 추진력,비서실의 정치력」을 상호 보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노 총리서리의 기용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대통령비서실장에서 내각 수장인 국무총리직으로 곧바로 옮겨앉은 예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대통령정치담당특보와 비서실장 등 불과 2년간의 관록을 지닌 인사를 내각 수장에 기용한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노 총리서리로서는 사실상 그 동안 주요 당정업무를 관장해와 능력과 경륜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은 50대의 신인 관료의 범주에 속해 있다.

노 대통령은 신년초부터 6공화국의 확고한 위상과 치적을 쌓아야 할 집권 후반기의 시점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리더십 제고는 물론 강력한 통치기반을 확보,6공화국의 구체적 치적 결실을 거두기 위한 최후의 카드로서 노 총리서리를 임명했다고 볼 수 있다.

「노 내각」의 구성은 성격상 이중구조를 띠고 있다. 총리가 전례없는 노 대통령의 최 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좌고우면하지 않는 실무추진팀이라고 보여지나 한편으로는 정치성을 강하게 띠고 있기 때문이다. 박철언 청소년체육부 장관의 내각 재등장과 최병렬 노동부 장관의 자리바꿈이 그 대표적 예로서 지자제,총선 그리고 그 이후의 정치일정을 감안했을 것이라는 일부의 분석은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노 대통령과 노 총리서리로 이어지는 이른바 「노­노체제」는 내년초부터 지방의회선거 등 정치일정 이행에서 예상될 모든 정치적 상황변수를 소신껏 돌파해나가겠다는 돌파내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와대비서실 개편에서도 노 대통령의 정치일정 돌파의지를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정치경력이 풍부한 최영철 정치특보의 추가임명과 손주환 정무수석 기용,민정비서실의 민정·사정 분리개편은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청와대 기구의 확대라는 부정적 여론을 예측하면서까지 민정비서실을 분리한 것은 지방의회선거 등 정치일정을 확실하게 겨냥한 대목이다.

권력핵심부에 있었던 박세직 서울시장의 임명도 서울시 등 지방의회선거와 결코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노­노체제는 신년초부터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펴나갈 것으로 보이나 그 만큼 험난한 고비를 겪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적 정치불신이 고조돼가는 시점에서 정치일정을 대과없이 치러야 하며 물가불안 수출부진 UR협상 통상마찰 등 험난한 경제파고를 극복해야 한다. 동북아 정세 재편 등 급속한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남북관계를 효율적으로 재정립해나가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그러나 노­노체제는 이와 같은 통상적 과제 외에도 또다른 부담을 안고 있다.

우선은 노 총리서리의 행정능력을 조속히 실체화,또는 객관화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다음으로는 강성의 인적 포석으로 빚어질 여권 내부를 비롯한 정치권과의 불협화음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신년 상반기부터 정치상황은 소용돌이를 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이 50대의 「참신한 인물」을 총리에 임명한 것과 민정계의 세대교체론 주창 움직임은 정치상황 변수의 폭발적 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12·27내각개편을 계기로 종전의 「인내와 결단의 자세」에서 탈피,과감한 스타일로 국정을 전환해나갈 것이 분명하다.<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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