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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내각의 국가경영능력/6공 후반기 할일이 막중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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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내각의 국가경영능력/6공 후반기 할일이 막중하다(사설)

입력
1990.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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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개각은 한마디로 노태우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친정체제로 나서 보다 강력하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신호로 봐야 할 것 같다. 국무총리에 노재봉 청와대비서실장을 파격적으로 발탁한 것을 비롯,노동·체육·공보처 장관과 서울시장,청와대비서실장,민정수석 등을 한결같이 측근과 후배 등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이른바 충성파나 강성파 인물들로 임명한 것은 대통령의 의중과 새 내각의 성격을 잘 짐작케 해주고 있다.말하자면 내년으로 5년 임기중 4년째 접어들면서 발생할 레임덕,즉 통치권 누수현상을 최대한 막으려면 지방의회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내외정을 소신껏 끌고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것이다.

우리는 노 대통령 집권 이래 세 번째로 단행되는 총리 교체에 따라 출범한 강성의 노 내각에 대해 이 시대의 정치라는 것이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국민을 설득시키면서 단호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음을 강조하면서,우선 노 신임 총리서리가 누구보다 노 대통령의 국가경영철학과 통치구상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데다 학자 출신답지 않게 매사에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어 그야말로 명목적인 「대독총리­간판총리」가 아닌 「결단의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을 기대해본다. 또 정치학자 출신이어서 나라 안팎 상황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빠르다는 것과 50대 중반의 젊은 총리여서 박력있는 행정을 펼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임을 평가한다.

그러나 장·차관을 거치지 않아 행정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경제안정과 치안확보,물가앙등과 관련,임금의 한자리 숫자 인상에 대한 근로자들의 반발 등 어느때보다 어려운 내정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라 할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제 전면실시의 첫 행사인 지방의회선거를 비롯,앞으로의 잇단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것도 내정의 해결과 안정이 어느 정도 선결돼 실적이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만큼 위험부담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새로 출범한 노 내각에 대해 국민적 당부와 요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첫째 새해엔 6공도 후반기에 접어드는만큼 대통령·국회의원선거 때 그리고 3당통합 때 국민에게 호언했던 새 통치 새 행정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화려한 수사나 말이 필요없다. 국민의견을 최대한 존중·반영하는 국정운영과 행정을 실증적으로 하나하나 선보일 책임이 있는 것이다. 둘째 선거공약의 이행이란 명분 아래 외형만 요란한 실적과 건수 위주보다,즉 전시행정 아닌 실질행정 내실행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 6공 이래 민주화 추진과 함께 관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국민의 걱정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새 내각은 국민과 함께 희노애락을 같이하고 국민보다 앞장서 봉사하는,내일을 편하게 밝혀주는 길잡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도대체 6공 이후 입만 열면 「민주화」와 「민의 수렴」을 운위하면서 지금까지 국무총리나 장관이 주요 당면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얼마나 소상하게 알려주었는가 반문하고 싶다.

노 내각은 새해부터 당장 총리는 매달,각료는 매주 대소사에 대해 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알릴 것을 권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모든 각료들은 탁상행정이 아니라 잠바 차림으로 움직이는 현장행정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은 정치불신시대다. 국민들은 정치인 못지않게 각료들을 무소신 무책임,그리고 자리 보전과 눈치살피기에 급급한 지도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까지 6공이 보인 내정의 시행착오는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주화시대로의 전환을 강조한다면서 국무위원들이 어려운 일에는 대통령의 눈치나 살피고 자신이 책임질 일은 결단을 미루는 50∼70년대의 각료들의 자세를 견지해온 데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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