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이 예상보다 앞당겨진 모양이다. 언론의 지상발령이 하도 시끄러우니까 일정을 당긴 게 아닌가 보여진다. 그러나 개각 이후에도 인사평은 여전히 무성하다. 노씨 문중 정권이라느니,○○이씨가 많다느니,누구누구가 강성인물이라니 하는 투의 가십성이 밑도 끝도 없다. 91년이 6공의 후반기 시작이니까 사람들의 인사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만도 않다. 지금 국민들의 최대관심사는 네 집 걸러 한 집만이 기쁨을 맛봐야 하는 비정하기 짝이 없는 자녀들의 「대학 합·불합격」 문제에 쏠려 있다. 김 아무개가 무슨 장관이 되고 박 아무개가 얼마나 높은 자리에 앉게 되고,또 누가 그 자리를 물러나느냐는 것을 피부로 느낄 여유가 없는 아득한 먼 곳의 얘기일 수도 있다. ◆보통의 국민들이 높은 자리에 새로이 앉게 되는 「그분들」에게 바람이 있다면,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 나라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길로 이끌어줬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일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시급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인 과제를 들라면 「언제까지 국민 모두를 입시지옥 속에 내팽개쳐 둘 것이냐」는 것이 되지 않을까. ◆경제기획원이 엊그제 발표한 90년 사회지표가 바로 그것을 입증한다. 아들은 86.3%까지,딸은 75.7%까지를 「대학 이상」까지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세계 제일의 이 과다한 고학력 욕구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이론적으로야,모든 국민들이 대학을 나올 수 있을 만큼 전국민의 학력이 높아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이고 꿈이지 현실일 수는 없는 것이다. ◆지상의 어느 국가도 그러한 꿈과 이상을 실현한 곳이 아직은 없다. 때문에 이 지나친 고학력 풍조를 해소시키기 위해 국민들의 교육 과욕을 어떻게 진정시키고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은 통치권 차원의 노력이 대처해야 할 현안 중의 현안일 수밖에 없다. 새 내각이 이 문제를 푸는 지혜와 역량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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