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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중 새 차원 정·경구도 틀 마련”/노재봉 신임총리 취임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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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중 새 차원 정·경구도 틀 마련”/노재봉 신임총리 취임소감

입력
1990.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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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통치의지 실천 최우선과제/민생치안 문제등 기존방침 계속 추진”/학자 출신… 소신 강해 당지도부와 가끔 마찰도노재봉 신임 총리서리는 총리임명 발표 직후인 27일 상오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소감과 앞으로 내각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노 총리서리는 총리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제일 먼저 할일은 노태우 대통령의 통치의지와 행정부의 이해를 밀착시켜나가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통치의지 실현이 첫번째 과제가 될 것임을 분명히했다.

­신임 총리로서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나는 국정지표를 다음 네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정치권력의 비집중화이고 둘째는 경제력의 비집중화이며 셋째는 행정권한의 대폭적인 민간이양이며,넷째는 국민정서의 함양일 것입니다. 대단히 추상적인 과제이지만 이것이 앞으로 내각이 추진해나갈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께서도 이런 통치철학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위정자는 물론 국민들도 새 사고를 갖지 않으면 앞으로의 발전이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차원의 정치구도,경제구도를 마련하지 않으면 고도산업사회로의 이행이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6공화국정부에서 이같은 과제가 전부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다음 정권이 이 바탕 위에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기초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정치·사회적 안정을 바라고 있는데 이러한 국민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내각을 어떻게 운영해나갈 생각입니까.

『국민들이 바라는 여망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물가의 안정,민생치안의 확립,교육,환경문제,유휴인력 활용문제 등등이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입니다.

이같은 문제들은 그 동안의 대전환기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파생된 문제들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두 가지 차원에서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민생치안 질서확립 등 통상적인 문제들은 기존의 방침을 강력히 추진해나가는 한편,물가문제 등은 경제의 현실과 국민인식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물가상승이냐,경제안정이냐의 선택을 놓고 임금인상 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치안문제는 산업사회로 본격진입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범죄는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높은 편은 아니나 우리의 과거경험에 비춰보면 심각합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 새질서 새생활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범죄와의 전쟁」으로 현재 안정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청와대비서실장에서 총리에 임명된 첫 사례인데 그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청와대와 행정부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춰 업무를 추진하라는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6공화국 집권 후반기에 통치누수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의 총리 역할은. 지자제·총선 등 정치일정에 대한 대처방안은.

『총리직 자체가 위정을 맡는 것이지 정치를 맡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대사를 앞두고는 정부조직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산업사회가 안정되게 잘 움직일 수 있습니다』

­총리실에 가서 제일 먼저 할일은.

『대통령의 통치의지와 행정부의 이해를 밀착시키는 일일 것입니다. 양자간에 간격이 있다기보다는 변화를 겪다보니 대통령의 의지가 밑에까지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국민과 더불어 생각하면서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남북총리회담 등 남북관계에서의 역할은.

『남북문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과제입니다. 대통령의 북방·대북정책 노선에 따라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긴장을 완화시키고 남북교류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힘쓰겠습니다』

­새 내각이 적절하다고 보는지.

『완벽할 수는 없으나 모든 사람의 강점을 모아 국민기대에 맞게 강력하고 능률적인 정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노 총리서리는 20여 년 간 서울대 교수로 강단에 서온 학자 출신으로 국내외 정치문제 등 시사현안에 강한 지적 소신을 피력해왔다. 노 대통령이 민정당 대표위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자문역을 맡았다.

지난 88년 6월 서울대 교수 시절 민정당 연수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 원인에 대한 토론중 『김대중씨의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정치기법 때문에 광주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해 정가의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일로 노 총리서리는 대학강단을 떠났다가 6개월 후에 청와대정치담당특보로 임명됐다.

귀족풍에 지적 인성품이 종종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밝히는 소신 때문에 민자당 지도부와 가끔 의견충돌을 겪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뛰어난 정치감각으로 업무를 치밀하고 노련한 가운데 과감하게 추진해왔으며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을 갖고 있어 노 대통령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용희 전 서울대 교수의 수제자로,한국국제정치학계의 핵심 인맥을 이루고 있는 중진학자인 노 총리서리는 직접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노래솜씨와 서예가 수준급이다. 나전모방창업주의 장남이기도 하다. 부인 지연월씨(55)와 1남1녀.<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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