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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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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바둑수업을 마치고 귀국한 조훈현 9단이 1974년 국내 첫 타이틀을 차지한 이래 10수년간 바둑계에는 조·서 대결시대가 계속되었다. 그 동안 조훈현 9단이 국내의 모든 기전을 휩쓸고 3차례나 천하통일을 했지만 서봉수 9단이 조훈현 9단의 맞수로 그의 독주를 저지하여 왔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타이틀이 걸린 도전기서 조 9단을 물리친 국내기사는 서 9단뿐이어서 조 9단이 천하통일을 하면 서 9단이 이를 깨버리곤 했다. ◆10년 이상 계속되어온 바둑의 조·서 대결시대는 금년 들어 두 신예기사의 부상으로 4두체제로 바뀌었다. 조·서 양강시대를 막내리게 한 신예돌풍은 1990년 최우수기사로 뽑힌 이창호 4단과 기성을 차지한 유창혁 4단이다. 이들 두 신예기사는 조 9단으로부터 타이틀을 빼앗음으로써도 전기서 조 9단을 꺾은 국내기사는 서 9단뿐이라는 징크스를 깼다. ◆국내 기전의 타이틀은 이들 4기사가 독점하고 있다. 난공불락의 아성 한 귀퉁이가 무너지기는 했어도 조 9단은 명인,왕위,기왕,패왕,대왕,KBS,MBS,박카스 등 8개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 9단은 국기,동양증권배 이 4단은 최고위,국수,신왕 유 4단은 기성의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4기사를 제외하고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기사가 없는 실정이다. ◆타이틀 보유 뿐만 아니라 지난 1년간의 실적을 훑어보아도 거의 모든 면에서 이들 4명의 기사가 상위를 독점하고 있다. 승률로는 ①이창호 0.881(74승 10패) ②조훈현 0.786(48승 10패) ③유창혁 0.726(58승 23패) ④서봉수 0.629(44승 26패)이고 대국료 수입으로는 ①조훈현 ②이창호 ③서봉수 ④유창혁의 순인데 조 9단의 연간수입은 1억을 넘고 10대 소년기사인 이 4단의 금년수입이 1억을 넘을 것이냐 하는 것이 관심의 초점이라고 한다. ◆세계바둑챔피언이기도 한 조 9단은 금년에 숙명의 라이벌인 서 9단에 10승 2패,떠오르는 별 유 4단에 10승 4패로 크게 리드하면서도 제자인 이 4단에게는 3승6패로 뒤지고 있는데 떠오르는 새별들의 대결인 이창호­유창혁의 금년성적은 2승 2패의 호각세. 그래서 기성과 신예의 4강대결 이후 국내 바둑계는 이·유 대결시대로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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