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자성·지자제 대비는 명분/경선·세대교체 「신정치」 더 무성/일부선 공화계와 연대주장도… 신년정국 변수될듯○…민자당의 민정계 의원 50여 명이 25일 저녁 송년모임이라는 형식을 빌려 대형 단합대회를 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모임은 3당통합 후 처음으로 민정계가 최대규모의 「결속」을 과시했다는 의미와 함께 김영삼 대표의 「마산행」 이후 각 계파의 관계가 「소강」과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민정계 의원들은 세밑을 맞아 3당통합 이후 그들의 지난 1년을 자성해보고 내년 상반기에 실시될 지방의회선거에 대비한 필승전략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밝히고 있으나 참석자들의 발언행간에 당풍쇄신 및 체질개선 등이 깔려 있어 향후 민정계 대다수 의원의 「행동반경」을 예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자제선거 대책논의라는 명분 아래 민정계의 향후 진로모색을 구체화하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날 모임에선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정치풍토를 쇄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데다 세대교체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이 모임을 계기로 민정계가 서서히 함께 모여 움직일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의원들은 김 대표를 직접 겨냥하지는 않으면서도 차기 대권구도는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하며 「민정계와해작전」 「특정인사대세론」 등을 공공연히 유포하는 세력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향후행보에 따라 당내에 적지 않은 정치적 파장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민정계는 현재 1백28명의 소속의원으로 당내 최대계파이긴 하나 김 대표 김종필 최고위원이 각각 이끄는 민주·공화계에 비해 구심력이 없기 때문에 몇 갈래로 그룹을 지어 다양한 세를 형성해온 게 사실.
즉 지난 10월말 김 대표의 당무거부사태 당시 「반YS노선」을 은연중 선언한 8인그룹과 이들과 추구하는 목표는 같으나 방법 등에서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는 이춘구 의원 중심그룹 및 박철언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월계수회그룹 등으로 크게 대별된다.
다만 박태준 최고위원은 민정계 중진 및 8인그룹 또는 초·재선의원들과 잇따라 모임을 갖고 당의 진로 및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수렴 등을 모색해왔다.
이날 모임은 이종찬·심명보·이자헌·오유방·이치호·김현욱·신상식·김중위 의원 등 8인그룹이 오래전부터 계획해왔으며 이춘구·이한동 의원 등 중진들과 협의를 거쳐 참석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민주계로부터 차기 대권과 관련,비교적 오해의 시각이 적은 이춘구 의원을 송년회 초청자로 내세우는 한편 당내에서의 운신을 고려,고문 및 주요당직자를 제외했으며 특정세력에 경도돼 있는 인사와 3당통합 후 미묘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인사는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종찬 심명보 이한동 이춘구 이자헌 오유방 이치호 김현욱 이태섭 신상식 오한구 김중권 김용태 김영구 박재홍 김태호 이성호 장경우 김중위 이진우 김기배 서정화 김문기 홍희표 노인환 한승수 이해구 강우혁 안영기 이응선 강성모 이기빈 신경식 장영철 이웅희 임무웅 박진구 황성균 김근수 의원(이상 지역구) 조경목 최재욱 김인기 이상하 손주환 임인규 안찬희 의원(이상 전국구) 등 46명이 초청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날 모임에서 대다수 의원들은 차기 대권후보는 자유경선에 의해 선출되어야 하며 특히 과거 5공식의 「박수추대」에 의한 후계자 결정은 민주화시대에 당원들조차 공감할 수 없으며 국민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차기 지도자는 국가경영능력을 갖추고 통일에 대비한 정치풍토 개선 및 정치·경제의 일대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며 대세론의 허구성과 불가론을 주장해 눈길.
그러나 이 가운데 김현욱·오한구·서정화·김문기·홍희표·김기배·신경식·안찬희 의원 등은 지역구 사정 등으로 불참했고 초청대상에서 빠졌던 이민섭·이상득·이정무·정동호·신재기·정해남·이강희·황철수·이광로·김종곤·김동인 의원 등이 뒤늦게 연락을 받고 합류.
이들은 또 특정인사를 중심으로 세를 형성할 경우 당내 갈등 표출 및 후유증 돌출을 감안,자연스런 결속 속에서 적절한 시기에 「최대공약수」를 생성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 자리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공화계의 중진의원들과 비공식 모임을 갖고 민정·공화계가 공유하는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의견도 제기되어 계파간의 연합화 가능성도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정계의 중진들은 이날 모임이 끝난 뒤 자신들이 지향하는 정치노선을 「신정치」로 표명키로 했는데 향후 이들의 행보는 「신년정국」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조명구 기자>조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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