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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후반기 대비 「전씨 매듭」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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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후반기 대비 「전씨 매듭」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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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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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전씨 하산」 공식언급 의미/향후일정 감안 「연말 적기」 판단/5공 동요 무마 범여결속 포석/전씨측 환영… 「장소문제」 해결돼 하산 본격 서두를듯노태우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송년간담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백담사 생활 청산」과 「연희동 사저 귀환」 희망을 피력함으로써 2년 이상 산사에서 은둔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전 전 대통령 내외가 연내 하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과 전씨는 그 동안 하산문제에 대해 일체 구체적 언급을 해오지 않았으나 이날 노 대통령이 하산 희망의사를 피력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선 백담사측과 이 부분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전씨도 노 대통령의 언급을 환영하고 있다. 따라서 전씨의 하산은 세밑 정가의 관심사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백담사측은 이날 공식적인 반응 대신 『노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을 검토한 뒤 최종결심을 할 것』 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노 대통령이 하산 시기·장소 등 구체적인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만큼 곧 하산 채비를 서둘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2년여 간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전씨문제」에 대해 이날 처음으로 공식거론했다는 것은 정치적 의미와 함께 몇 가지의 배경이 함축돼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자신의 전임자가 5공청산이라는 명분 아래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재판 유배」를 기록했고 아울러 전직 대통령을 국회 증언대에 서게 함으로써 정권교체의 후유증을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으로서는 새해부터 본격화되는 집권 후반기를 대비해야 하는만큼 「전씨문제」를 집권 전반기말에 매듭짓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이른바 「결자해지」의 의미가 내포됐다고 풀이된다.

다시 말해 6공의 전반기가 5공청산 및 3당통합의 정계개편에 치중했다면 후반기는 지자제,14대 총선·권력구조 최종결정 및 후계구도 등 정치 대변혁이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6공 전반기의 후유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산을 했음직하다.

여권핵심부가 세밑을 택해 전씨 하산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의 정치적 고려요인을 계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전씨 내외가 또다시 백담사에서 겨울을 넘길 경우 결국은 노 대통령의 후반기 통치에 정치적 부담요인으로 남게 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전씨가 지난 88년 11월 백담사로 떠나기 직전 여권핵심부는 『몇 개월만 가 있으면 된다』라는 「시한부 은둔」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전씨의 은둔은 지난달 23일로 2년을 넘어섰고 「백담사문제」는 이제 양측이 감정차원을 넘어 6공정부의 도덕성 제기 등 6공 행보에 적지 않는 부담감을 안겨주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전씨가 연내에 하산을 하지 못하고 백담사에서 회갑(1월18일)을 맞게 될 경우 6공정부에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를 노출하고 있는 5공인사들의 「동요」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둘째는 91년부터 시작되는 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대비한 중장기 정국운영 및 통치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즉 내년 상반기의 지자제정국과 차기 대권의 향방을 둘러싼 민자당 각 계파의 갈등표출 등을 예상,범여권의 결속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전씨의 하산 추진도 이같은 맥락에서 고려된 듯하다.

최근 노 대통령이 권익현 전 민정대표를 남미에 특사로 파견한 것이나 권 전 대표로 하여금 귀국길에 미국에 체류중인 정호용 전 의원을 만나 구두메시지를 전달토록 했다는 사실 등도 전씨의 하산 추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셋째는 내년 상반기에 실시될 지방의회선거,그 후 계속될 여야간의 극한대결과 예측할 수 없는 민자당 내부의 기류 등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올 연말이 「하산 적기」로 계산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지자제선거·14대 총선·대선 등 향후 정치일정을 고려할 경우 하산시기를 내년으로 미룬다면 전씨문제가 각종 선거에서의 정치이슈화될 가능성 및 이에 연계될 국민감정 돌출로 자칫 시기선택마저 더욱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백담사측은 「연희동 귀환」 보장이나 통치권자가 단안을 내리지 않는다면 백담사에서 계속 머물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따라서 여권핵심부가 「연희동 복귀」를 동의한 것은 백담사측이 갖고 있는 6공정부에 대한 누적된 감정을 해소하겠다는 의중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2년 은둔의 「업보」로 국민감정도 상당부분 누그러졌으며 정치권도 양해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씨의 하산이 사실상 결말을 맞게 됨에 따라 6공 출범 이후 잠재되어왔던 여권내의 감정적 알력은 해소케 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여권핵심부는 그 동안 어쩔 수 없이 가져야 했던 심리적 부담 해소와 함께 「정치적 부담」도 한꺼번에 일소케 됐다고 보여지나 전씨의 하산에 대한 부정적 반응 또한 상존해 있어 하산 후 「일부 반발」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최후의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조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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