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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권력강화·연방결속 계기/소 새 연방조약안 통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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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권력강화·연방결속 계기/소 새 연방조약안 통과 의미

입력
1990.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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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 도입 「통치기반」확보/분열 위기감 일단 해소… 토지사유화 등 진일보/명목상 사회주의… 시장화 길 터24일 인민대표대회에서 신 연방조약이 원칙적으로 통과됨에 따라 최근 해체의 위기까지 치달았던 소 연방은 일단 국민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다민족국가의 형태를 유지하게 됐다.

1백30여개가 넘는 다민족국가인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정책 이후 각 공화국별로 민족자각운동이 싹트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발트 3국을 비롯,아르메니아 그루지야 몰다비아공 등에서는 유혈사태가 빚어지는 등 강력하게 독립운동을 전개해 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소 연방은 해체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고 각 공화국의 주권을 보장하는 느슨한 결합형태의 연방체제를 목표로 한 신 연방조약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대회 의결에 따라 15개 공화국 주민들의 국민투표로 각 공화국은 소 연방에 새로 가입하게 되는 절차를 밟게 됐는데 지난주 실시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그루지야 등 3개 공화국을 제외한 12개 공화국 주민들의 여론조사 결과 52.7%가 자신들이 속한 공화국이 연방에 가입하는 것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번 신 연방조약안 통과는 고르바초프가 의도한 대로 소 연방이 광범위한 의미에서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고르바초프는 국민투표를 통해 여론을 수렴했다는 대의명분으로써 연방통치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리투아니아등 이미 독립선언을 한 공화국들이 앞으로 국민투표를 통해 신 연방조약안을 거부하더라도 이들 공화국은 올해초 통과된 연방 분리독립법률에 따라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 연방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년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판단돼 각 공화국의 독립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민대회에서는 또 소련의 국호와 관련,당초 삭제키로 했던 「사회주의」란 명칭을 그대로 유지키로 해 당분간 소련이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하면서 사회주의의 장점만을 살려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와 관련,소브차크 레닌그라드 시장등 급진개혁파는 과거 고 사하로프박사가 주장했던 「유럽·아시아 소비예트연방공화국」을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같은 점으로 볼 때 고르바초프는 우선 신 연방조약을 통과시키는 대신 자신이 주장했던 「사회주의」 삭제는 그대로 유지하는 절충안으로 급진개혁파와 보수파 양측의 양해를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최고회의에서 국민투표의 시기·방법을 정할 것이지만 소련 역사상 최초로 국민투표라는 형식을 통해 국가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민의를 묻는다는 의미를 고려하면 소련의 민주주의제도가 진일보했다는 점도 평가할만 하다.

이와 함께 보수파가 끈질기게 반대하고 있는 토지사유제도 역시 국민투표로 결정하게 돼 국호와 관계없이 소련은 사실상 사회주의 이념과 결별하게 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소련은 명목상의 사회주의라는 명칭만 남게 됐으며 실질적으로 시장경제와 토지사유제,국영기업 민영화 등 자본주의의 길을 걷게 됐다.

고르바초프가 이달초 토지사유화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판단할 때 토지사유화는 이번 대회에서 급진개혁파가 얻어낸 가장 알찬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고르바초프의 의도대로 신 연방조약이 무난히 통과된 것으로 미루어 대통령 권한 강화내용의 권력구조 개편안 역시 쉽게 승인을 얻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르바초프는 일단 새로운 연방제도하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갖는 새로운 대통령으로서 신 정부를 출범시킬 입지를 확보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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