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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연하장/남영진 북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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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연하장/남영진 북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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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카드와 신년 연하장이 쏟아진다. 겉봉투에는 받는 이 이름이 있지만 카드에는 보낸 사람의 사인만 있을 뿐 도무지 누구에게 보낸 것인지를 알 수 없게 돼 있는 경우가 많다.바쁜 생활에 연하장이라도 보내주는 성의가 고맙지만 「지난해의 후의에 감사드리며…」 등의 의례적인 인사와 인쇄된 이름만 있는 것은 민망스럽기 까지하다.

올해의 경우 미국 쪽에서 오는 연하장 주소에 「SEOUL,KOREA」가 눈에 띈다. 서울주소에 「서울」이라는 한글을 썼으면서도 또 영자로 표기하고 있다.

재미교포들의 평양행 우편물이 같은 코리아인 서울 쪽으로 보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

이런 경우 때문에 재미교포들이 「SOUTH,NORTH」로 구분하다가 2∼3년 전부터는 국제부호인 「SEOUL」 「PYONGYANG」을 앞에 붙인다는 것이다.

남북은 모두 만국우편연합(UPI)의 회원국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백68개국과 우편교환을 하고 있지만 북한과는 아직 「엽서 한 장,전화 한 통」 교환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잘못 전달됐을 경우엔 착신지의 주소로 보내주는 것이 상례이나 북한의 경우엔 다시 「발신지」로 되돌려 보낸다고 한다.

서울우체국의 국제창구엔 가끔 북한에 보내 달라는 우편이 도착하지만 보낼 수가 없다.

올해 90년에는 한소 수교가 이루어져 소련이나 동구는 물론 국교도 없는 중국까지 자유롭게 전달되고 있는데도.

90년도는 분단 45년 만에 72년 85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남북교류가 이루어졌다.

3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북경아시안게임 공동응원에 이은 통일축구,통일음악회,범민족대회 등 어느때보다 통일열기가 높았다.

김일성 북한 주석은 90년 신년사에서 남북의 자유왕래를 제의했고 노태우 대통령은 8·15 45주년을 기해 민족대교류를 제의하는 등 이산가족들에겐 엄청난 기대의 한 해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사람왕래는 고사하고 잘못 도착한 평양주소의 연하장 한 장도 발신지로 되돌려 보내는 상황이다.

새해에는 「자유왕래,민족대교류」 등 엄청난 구호보다 생사여부나 주소도 모르는 남북가족간에 「연하장 찾아주기」라도 합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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