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 신페레스트로이카시대 열릴 듯/주내 인사개편… 셰바르드나제 부통령 물망/보수파 대규모숙청 신시대로 물갈이할 듯24일 표결에 부쳐질 대통령의 권한강화를 내용으로 한 헌법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련은 제2단계 정치체제 개편을 끝내고 「신페레스트로이카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올초 대통령제 채택으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85년부터 실시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활성화되길 희망했으나 이를 실행할 행정부의 통제권 결여 및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따른 과도기적 증상,각 연방공화국의 독립 및 주권선언 등으로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되었다.
고르바초프는 따라서 현난국을 타개하는 방법은 행정부를 대통령책임하에 두고 강력하게 개혁정책을 밀고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부통령제신설 및 총리 등 내각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등 미국식 대통령제를 채택키로 한 것이다.
이 개헌안이 통과되면 이번주내에 대규모 인사개편이 있을 것이 확실시되는 데 신설된 부통령직에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나 나자르바예프카자흐공 최고회의 의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총리에는 보수파의 입김을 고려,파블로프 재무장관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외무장관직에는 프리마코프 대통령위원회위원이 유력한 듯 보이나 고르바초프의 신사고 외교정책을 유지할 의외의 인물이 기용될 수도 있다.
고르바초프,셰바르드나제와 함께 페레스트로이카의 「3총사」로 불리는 야코블레프 대통령위원이 어떤 직을 맡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급진개혁파와 보수 양편에서 어느 정도 숫자의 인물이 입각할지 여부도 앞으로 소련정치 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는 개각의 규모나 그 인선내용을 예측키는 어려우나 일단 국내의 법질서확립 및 부패 등의 청산을 위해 국내 치안부서에는 다소 강경한 인물이 포진될 것이며 외교·경제부서에는 급진개혁 쪽 인사가 입각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내각진용의 개편에 상관없이 고르바초프의 입지는 이번 헌법개정안 통과로 상당히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일부에서의 지적처럼 「독재」로 흐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또 발트3국 아르메니아 등 6개 공화국 대표가 고르바초프의 헌법개정안에 반대하고 있어 그 통과여부가 아직은 확실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앞으로 소련정치는 과거 사회주의체제의 경직성을 탈피,상당한 융통성과 탄력성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페레스트로이카에 협조를 거부했던 일부 보수관료들의 대규모 숙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며 많은 신진인사들이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공화국의 독립주장을 어떻게 수용하며 최대공화국인 러시아공과의 협조관계를 어떤 식으로 타협할지는 아직 속단키 어려운 실정이다.
또 새 체제출범 이후에도 정치·경제분야에서 과도기적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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