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소개발팀이 차세대 육상운송 수단으로 불리는 자기부상열차의 개발실험에 성공하여 21일 창원에서 첫 시승회를 가진 것은 첨단과학기술분야에서 거둔 또 하나의 개가로서 경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시승회를 가진 모형차 KOMAG01은 무게 3톤에 4명의 승객을 태운 실험용이며,20m 실험트랙을 시속 40㎞의 중저속으로 주행하였다고는 하나 순전히 국내기술진에 의해 연구개발,제작되어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있어서 가장 요체를 이루는 기술인 차체부상실험에 성공하였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이제까지 차체부상실험에 성공한 국가는 일본,독일,영국,소련 등 4개국가뿐으로 한국이 이 분야서 다섯 번째로 성공하였다는 점은 바로 한국의 높은 기술수준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차체가 레일 위에서 떠올라 지표와는 분리된 채 달리는 자기부상열차는 바퀴와 레일이 마찰하며 일으키는 소음을 내지 않는 무공해 열차로 지상에서도 프로펠러항공기와 맞먹는 시속 4백∼5백㎞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강점이라고 한다. 꿈의 고속열차인 자기부상열차는 선진국서도 개발단계에 있어서 엑스포(국제박람회)에서 구내열차로 시험되거나 대도시 주변의 단거리구간서 중저속으로 운행되고 있을 뿐 장거리구간서 고속운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첨단기술의 선진국들도 개발단계에 있는 자기부상열차의 개발에 한국이 뛰어든 것은 앞으로 연구개발과 기술축적의 정도에 따라 선진국과 상당히 압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기부상열차의 실험용 모델개발에 성공한 개발팀은 국내기업의 기술진과 제휴하여 대전 엑스포 93이 열리는 1993년까지 40인승 정도의 소규모 자기열차를 제작하여 대전 엑스포 구내열차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전 엑스포 93에서 국산 자기부상열차가 운행되면 1988년 서울 올림픽서 한국의 의약기술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도핑 테스트시스템(약물검사체제)으로 캐나다 출신 육상선수 벤·존슨의 약물오염을 밝혀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이후 최고·최대의 과학기술 성과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 국내개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대전 엑스포 이후 그러니까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동서고속전철과 경부고속전철에 국내서 개발된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데로 쏠리고 있다.
경부 고속전철과 동서고속전철의 운송방법 결정을 둘러싸고 현재 일본,프랑스,서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외국기술의 도입보다는 국내기술진이 개발한 자기부상열차를 투입한다면 그에서 더 좋고 자랑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경부고속전철과 동서고속전철의 완공 예정기간까지 자기부상열차의 국내개발이 과연 가능하냐 한 문제가 따른다.
대량교통수단의 개발에는 안전문제가 따르고 모형개발실험 이후 운행에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내개발 자기부상열차의 투입만을 고집하다가 고속전철의 적기를 놓치면 수송적체 등의 더 큰 경제적인 부담을 감수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는 치밀하고도 신중한 기술적인 평가와 경제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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