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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선거 의식 「걸림돌」 제거/통화 「연간목표」왜 없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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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선거 의식 「걸림돌」 제거/통화 「연간목표」왜 없애나

입력
1990.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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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때마다 확대공급 가능성/인플레심리 등 부채질… 팽창우려그동안 막연히 얘기돼 오던대로 결국 정부가 통화관리의 연간목표를 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사실이 공식발표를 통해 확인됨으로써 우리경제가 정치적 행사를 치르기 위해 통화과다공급이라는 위험속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가 통화관리의 연간목표를 왜 없애려는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선 「연간목표」가 그동안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해왔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연간목표는 언제나 걸림돌이요,장애물이 돼왔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부가 돈좀 풀라치면 어김없이 「연간목표」가 그것을 제약하고 나섰다.

연간목표는 그동안 한은이 기준으로 이용해온 EC방식에 의할경우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유통속도하락률을 근거로하는 등 경제적 변수에 의해서 산출되며 정치적고려가 스며들 여지는 별로 없다는 특징을 지닌다. 정치적인 사정때문에,혹은 기업의 요구가 워낙 거세서 돈을 풀 경우에는 꼭 이 경제적근거에 의해 산출된 「연간목표」란 장애물이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었다.

통화를 확대공급하고 싶어도 연간목표를 못지킨채 크게 벗어났다는 사실이 통화당국에는 커다란 부담이었다.

통화당국이 일찍이 연간목표보다 낮춰서 통화를 공급하려는 노력을 보인적은 없었으므로 연간목표를 없애겠다는 말은 곧 돈을 푸는데 있어서의 장애물을 없애겠다는 얘기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줄줄이 선거가 이어진다. 내년 상반기에 광역지방의회선거와 기초지방의회선거가 겹쳐 있고 92년엔 총선과 지방자치단체장선거에 이어 대통령선거가 계속된다. 선거를 치를 경우엔 물가불안 등 어느정도의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돼있고 이는 민주주의의 대가로 치부돼 있는게 사실이다.

연간목표가 버젓이 설정돼 있어도 돈이 시중에 적지 않게 풀릴판에 억제장치마저 없어지면 더많은 돈이 풀리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올해 통화관리실적이 당초 목표치인 15∼19%를 크게 벗어나 21.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다가 내년에는 목표설정까지 안할 경우 통화정책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지고 돈이 쉽게 풀릴 것이라는 예상까지 겹쳐 인플레기대심리를 한껏 자극할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내년엔 재정규모가 28%이상 확대돼 정부의 씀씀이가 커지는데다 정부가 물가를 제대로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플레 기대심리가 다시 일어나면 부동산 등 실물투기가 다시 살아나고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압력은 더욱 드세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통화관리의 수준이나 방향을 미리 알거나 예측하기가 어려워져 미리미리 돈을 보유해 놓으려 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의 자금가수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우려들에 대해 통화당국은 연간 목표를 없앤다고 해서 통화를 마구 풀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분기별 목표를 세워 엄격히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과정에서 그나마 올 12월평잔 대비 내년 12월의 총통화증가율이 17∼19%가량 될 것이라는 추정이 한가닥 들어간 것도 경제기획원이나 재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우겨 가까스로 집어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돈을 더 풀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있지 않다면 정부가 17∼19%를 명시하려는 한은과 굳이 마찰을 빚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역으로 돈을 더 풀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여 질 수 밖에 없다.

우려하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통화가 적정선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끝나면 오히려 예상이 빗나간게 더할 나위없이 다행스런 일이지만 예상대로 갈 경우 무분별한 통화방출에 의해 우리 경제의 건전성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건 당연한 일이다. 성장을 어느정도로 하고 수출이 잘되고 안되고는 안정이 전제가 돼 있을 때의 걱정이요,우려일 것이다.

이제 마지막 절차로 남아있는 27일의 금융통화운영위원회 본회의가 연간목표의 존속·폐지 여부를 최종 판가름하게 된다. 금통위원들의 어깨가 더욱 무겁게 됐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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