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하오 3시 서초동 서울형사지법 311호 법정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수감폭력배들의 검사협박설 이후 처음 열린 조직폭력사건 재판인 데다 검사를 협박할 정도로 모든 자위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서방파 두목 김태촌이 피고인이어서 검찰과 피고인간의 숨막히는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방청객들의 관심이 쏠려 있었다.
그러나 출정한 사람은 법정 밖에서 대기중인 사진기자 10여 명의 플래시 세례를 받은 김태촌 피고인뿐이었고 검찰측 증인 5명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방청객들은 『증인 불출석으로 인해 공판을 내년 1월17일로 연기한다』는 재판장의 말 한마디로 5분 만에 싱겁게 발길을 돌렸다.
푸른 수의를 입고 턱수염을 더부룩하게 기른 김 피고인은 증인 불출석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가벼운 미소까지 띠며 교도관들에게 이끌려 여유있게 퇴정했다.
현재 부산지검에 근무중이어서 공판이 열릴 때마다 비행기편으로 상경해야 하는 공판담당검사는 증인이 단 1명도 나오지 않자 무척 착잡한 표정이었다. 출석요구를 받은 증인들은 지난달 중순의 6차공판 때도 출석하지 않았었다.
재판부는 두 차례나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에게 구인장을 발부,강제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출석하더라도 피해 사실을 제대로 밝힐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6차 공판 때 검찰측 증인으로 나왔던 양 모씨는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모두 부인하고 김 피고인에게 협박당한 일이 없다고 진술한 뒤 일본으로 가버렸다.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들은 『증인들에게 법정에 나와 피해 및 협박당한 사실을 밝혀 달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보복위협을 당하거나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출석을 거부하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증인 보호를 위한 확고한 보장이 없는 한 「증인없는 법정」이 앞으로 되풀이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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