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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시 자치제/임철순 사회부차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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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시 자치제/임철순 사회부차장(메아리)

입력
1990.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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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학년도 대입학력고사가 끝나고 대학별로 면접 실기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에도 대학입시 때문에 나라 전체가 열병을 앓는 이상현상은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공무원 회사원 학생들의 출근·등교시각과 증시의 개장시각이 늦춰지고 고사장으로 이용되는 학교에서는 임시휴업을 해야 했다. 12월18일 하루동안 대학입시에 의해 국민생활과 국가의 업무는 지연되거나 제한당했다.모든 대학이 같은 날에 획일적으로 입시를 치르는 국가관리방식에서 비롯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루빨리 대입시의 대학별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85년 3월 발족돼 87년말까지 시한부로 운영됐던 교육개혁심의회는 이미 대학입시의 장기발전모형으로 「각 대학은 매년 일정기간에 수시로 자유롭게 학생들을 선발하며 필요하면 영역별 고사,실기,구술고사,면접 등 독자적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건의했었다.

이 건의중 「일정기간 수시로 자유롭게」가 바로 지금처럼 「한날 한시에 부자유스럽게」학생들을 선발함으로써 빚어지는 혼란과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이 건의가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돌려주어 대학의 자율성을 신장시킨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요일 대입시」실시 방안에도 부정적이었던 문교부는 아직 그렇게 할 의사가 없다. 94학년도 시행을 목표로 새 대입제도를 마련중인 문교부는 대학의 출제능력,입시관리능력에 여전히 회의적이다.

적정한 문제를 출제해 사소한 부정도 없이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신입생 선발절차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사립대에 대해 의구와 경계를 늦추지 않는 문교부는 「90년대중반」이라고 막연하게 대학별관리의 시기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출제부분은 대학단독출제나 연합출제,또는 중앙교육평가원이 개발한 문제의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각 대학은 이미 80년대 이전에 대학관리를 해본 경험이 있다. 관리문제도 문교부의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선에서 처리하면 된다.

부정이나 입시관리 부실로 스스로 도태되고 싶어하는 대학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대학의 자율에 대한 문교부의 태도일 뿐이다.

대통령자문기구인 교육정책 자문회의도 최근 대학별 입시를 건의했었다. 대입시의 대학자치야말로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고 내년부터 교육부로 간판을 바꿔다는 문교부의 위상에도 어울리는 일이다.

그렇게 하면 입시철마다 수험생의 학부모들끼리 대화가 단절되고 『어느 대학에 원서를 냈느냐』,『시험은 잘 쳤다더냐』하고 묻지도 못하는 이상분위기도 조금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사회는 하루빨리 대학입시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엄밀하고 단순하게 말하면 대학입시란 각 대학이 자신들이 가르칠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실시하는 교육평가행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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