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은밀히 탐문… 윤군 연행/숨진 김양 인상설명 정확해 범인 “확신”경기 화성경찰서가 19일 화성 부녀자 연쇄강간 살인사건중 9번째로 발생한 여중생 김모양(14·중 1) 피살사건의 범인으로 이웃마을에 사는 윤모군(19·공원)을 검거함으로써 「얼굴없는 범죄사건」으로 불리던 연쇄 살인사건 수사에 돌파구가 열렸다.
경찰은 ▲윤군의 혈액형이 B형으로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혈액형과 일치하고 ▲사건당일인 지난달 15일 김양이 피살된 시간에 현장을 배회한 사실이 목격자에 의해 확인됐으며 ▲윤군이 변태 성욕자라는 점과 범행일체를 자백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윤군이 김양 사건의 진범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윤군이 『사건당일 퇴근길에 마침 혼자 귀가하던 김양을 보고 뒤따라가 폭행한 뒤 그동안 발생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모방해 살해했을뿐 그 이전 범죄와는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어 나머지 연쇄 살인사건과의 관련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연쇄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대부분 인근에 사는 주민들로 10대 여중생과 7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범행수법도 하나같이 변태적이고 잔인한 점 등으로 보아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발생 34일만에 윤군을 범인으로 검거한 것은 지난 86년이후 쌓아온 수사경험과 증거확보,치밀한 탐문수사에서 얻어진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87년 1월11일 네번째로 희생된 여고생 홍진영양(19)이 볏짚에서 시체로 발견된 뒤 태안지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연인원 18만여명을 동원,화성은 물론 인근 지역의 전과자 우범자 변태 성욕자 등 3천여명에 대한 행적조사를 꾸준히 계속해 왔다.
경찰은 그러나 범행수법으로 보아 범인이 태안읍 일대의 지리에 밝은 변태 성욕자이거나 편집증환자일 것으로 추정했을뿐 결정적인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했다.
범인은 경찰의 수사를 비웃듯 수사본부 설치이후에도 김양 살해사건까지 모두 4건의 범행을 저지르는 대담성을 보였고 이 때문에 화성 주민들은 초저녁이 되기가 무섭게 문을 걸어잠그고 외출을 삼가며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견디다못해 젊은 부녀자와 여중생을 둔 일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집까지 생겨났다.
경찰은 전 수사력을 투입하고서도 범인 검거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로 강제추행 또는 성폭행을 당했던 피해자들이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꺼려 결과적으로 범인의 활동을 용이하게 했다는 점을 들고있다.
때문에 경찰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사례를 은밀하게 조사,지난 15일 정모양이 윤군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윤군을 연행한 뒤 정양과 대질신문을 통해 범인임을 직감한 경찰은 집요하게 윤군을 추궁,범행일체를 자백받고 18일 밤 수원지검의 지휘를 받아 윤군을 정양 추행사건의 범인으로 구속했다.
윤군은 경찰에서 숨진 김양의 교복색깔과 필통의 모양,가방속에 들어있던 학용품 등 범인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세세한 부분까지 사실대로 진술,진범임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 주민들은 윤군의 검거 소식에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 모두 검거될 때까지 자체 방범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찰이 윤군의 자백과 함께 혈액형을 유일한 증거로 확보하고 있지만 윤군이 범인임을 확인할만한 물적증거를 찾아내는 것이 앞으로 공소유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화성=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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