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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던 조국서 중국교포 끝내 숨져/52년만에 귀국 김교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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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던 조국서 중국교포 끝내 숨져/52년만에 귀국 김교윤씨

입력
1990.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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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악화 불구 “친척 상봉” 일념/치료 바빠 사온 한약도 못팔아죽음을 예감하면서도 가족·친척을 찾아 52년만에 병구를 이끌고 귀국했던 중국교포가 끝내 지병인 심장병으로 숨져 조국에 묻히게 됐다.

17일 상오7시45분께 서울 종로구 평동 적십자병원에서 중국교포 김교윤씨(53·변압기 생산공·흑룡강성 하얼빈시 거주)가 귀국 한달여만에 숨졌다.

부인 오도경씨(51)에 의하면 10여년전부터 심장병을 앓아온 김씨는 입버릇처럼 『고향에 가 친척들을 만나보고 죽는게 소원』이라고 말했었다.

김씨는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형 교수씨(60·무직)의 국내주소를 안뒤 최근 8년여 동안 소식을 주고 받다가 경비를 마련,지난 11월15일 부인 둘째며느리와 함께 인천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씨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 537 형의 집에 머물면서 병세가 도져 중국에서 가져온 한약재로 1주일간 치료를 한뒤 『더 악화되기전에 친척들을 만나야한다』며 경남 울산시에 사는 누님을 시작으로 고향인 경북 청송에 찾아가 사촌형을 만났고 경북 경산의 처가도 둘러보았다.

김씨는 가는곳마다 2∼3일씩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질녀를 만나려고 부산으로 갈때는 대구의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김씨는 이어 지난 13일 서울로 돌아온 뒤 형의 집 인근인 강동병원에 입원했다가 사흘만에 퇴원했으나 호흡이 곤란할만큼 병세가 악화돼 17일 상오6시께 적십자병원으로 옮겨졌었다.

김씨는 한살때인 지난 38년 부모가 중국으로 이주해 떠났다 되돌아오지 못한채 고향을 그리워해왔다.

부인 오씨는 『그렇게도 오고 싶어하던 고향을 찾기위해 빚을내 한약재를 사갖고 왔으나 남편의 병때문에 제대로 팔아보지도 못했다』면서 『남은약이 5백여만원어치나 되지만 남편이 조국에 묻힐 수 있게 됐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울먹였다.

5남1녀의 막내인 김씨의 동기간은 형과 누나가 국내에 살고 있을 뿐 나머지 형제는 중국에 살고 있으며 김씨의 부모는 김씨가 어릴때 모두 타계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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