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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송 고르비 “하루빨리 다시 뵙기를”/노대통령 방소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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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송 고르비 “하루빨리 다시 뵙기를”/노대통령 방소스케치

입력
1990.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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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 귀엣말 나눈 후 큰 웃음·익살/노대통령 회견에 내외신 기자 1백50명 참석/옐친의 개혁정책 설명 듣고 “우리 능력껏 지원”○북한특파원도 참석

○…노태우 대통령은 15일 상오 11시부터(현지시간·한국시간 하오 5시)부터 자신의 모스크바방문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방소 성과 감회 및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내용 등에 대해 설명.

노보스티통신사 사옥내의 외무부 부설 프레스센터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주르킨 소련외무부 공보국장의 안내로 회견장에 입장,약 20분간 회견문을 낭독한 뒤 11시54분까지 36분 동안 한국과 소련 쿠웨이트 기자 등의 질문에 답했다.

노 대통령은 회견문에서 자신의 방소가 『매우 성공적이었고 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한소간 정상회담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역사의 물결이 가져다 준 필연적 귀결』이라고 강조.

노 대통령은 『모스크바의 12월은 서울보다 춥지만 이곳에서 나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밝고 뜨거운 것을 느낀다』는 말로 방소중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소련 국민의 환대에 감사함을 표시하고 양국의 속담을 인용하면서 앞으로 협력관계를 증진할 것임을 다짐.

노 대통령은 회견문 낭독 후 6명의 국내 외신 기자들이 ▲한·중·북한 관계개선 방안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입장 ▲임수경양 등 방북구속자 문제 ▲소련내 한인 이주대책 등을 묻는 데 대해 통역을 통해 자세히 답변.

노 대통령은 특히 소련 콤소몰 프라우다지 기자가 임양 석방여부를 묻자 『내가 그 학생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그 학생의 동정을 살피고 있으며 반성하고 개과천선하는 자세를 지켜본 뒤 멀잖아 온정을 베풀 것』이라고 말해 주목.

우리측 공식수행원들이 모두 배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견에는 1백5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는데 특히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소련 특파원인 장공섭 기자도 참석,회견내용을 녹음까지 하고 질문을 위해 손을 들기도 해 눈길.

장 기자는 회견 후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왜 남쪽이 우리의 불가침선언 제의를 안 받았는지 여부와 남한내 미군 및 핵무기철수 문제 등을 물으려 했는데 질문권을 주지 않아 섭섭하다』고 불평.

○친서에 감사 표시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상오 9시30분(한국시간 하오 3시30분) 숙소인 영빈관 접견실서 보리스·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한소 양국간의 우호협력 관계발전과 소련의 개혁정책에 관해 의견을 교환.

노 대통령은 옐친 대통령과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카메라맨들에게 포즈를 취해 주고는 『이렇게 찾아 주셔서 고맙고 지난번에 친서를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

이어 두 사람은 환담에 들어 갔는데 노 대통령은 『한소 양국이 이제 상호협력을 위해 새로운 지평을 연만큼 러시아공화국도 양국간의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하고는 『한국은 소련의 개혁·개방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능력범위 안에서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

예친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조하여 개혁정책을 추구해 가고 있다』며 소련의 개혁정책을 설명하고는 『소련의 개혁은 토지를 포함한 사유화 정책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 소련주민들은 경제발전과 개혁을 향한 강한 의욕을 갖고 있다』고 강조.

이날 약 55분간에 걸친 두 사람의 만남에는 우리측에서 공노명 주소대사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담당보좌관,러시아측에서 루킨 러시아 최고회의 외무위원장 콜로콜로프 러시아공화국 외무차관 수하로프 보좌관이 배석.

○친숙함 유감없이 발휘

○…노 대통령 내외는 15일 낮 12시30분(현지시간) 크렘린궁 기오르기예프스키홀에서 열린 공식환송식에 참석,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와 작별의 인사를 교환.

12시30분 정각 장방형의 남쪽과 북쪽 문을 통해 노 대통령 내외와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가 중앙홀로 걸어 나오면서 시작된 환송식은 약 10분간에 걸쳐 간결하게 진행됐는데 두 대통령 내외는 시종 밝은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면서 작별을 아쉬워 하는 모습이 역력.

노 대통령이 『많은 보람을 갖고 소련을 떠난다』고 작별인사를 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루빨리 다시 뵙기를 기원한다』고 답례.

이어 노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바짝 다가가 뭐라고 얘기를 하자 두 대통령은 크게 웃으면서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제스처를 보여 노 대통령에 대한 친숙함을 유감없이 표시.

두 대통령이 담소를 나누는 동안 라이사 여사는 김옥숙 여사에게 꽃다발을 증정.

노 대통령 내외는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와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한 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중앙홀을 나섰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중앙홀 밖 계단 아래까지 나와 노 대통령 내외를 배웅.

○김옥숙 여사에 꽃다발

○…모스크바에서 2박3일간의 공식일정을 마치고 15일 하오 레닌그라드의 풀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소브차크 레닌그라드 시장 등 주요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공항내 귀빈실에서 특별기에 동승하고 온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위원회 위원과 소브차크 시장 등과 잠시 환담.

영하 9도에 빙판이 져 모스크바보다 다소 차가운 날씨의 이날 공항에는 재레닌그라드 교포들도 여러 명 나와 멀리서 온 고국의 대통령을 환영. 트랩 밑에서 노 대통령을 맞은 소브차크 시장은 노 대통령에게 환송인사들을 일일이 소개했고 시장 부인은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에게 꽃다발을 증정.

○재소교민에 작별인사

○…이에 앞서 이틀간의 모스크바 공식방문 일정을 마친 노 대통령은 15일 하오 3시30분(현지시간) 모스크바 세레메체보 공항에 도착,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위원회 위원의 안내로 환송행사에 참석.

노 대통령 내외는 레드카펫에 서서 도열해 있던 소련 3군 의장대가 연주하는 애국가와 소련국가를 들은 뒤 의장병을 사열. 모스크바에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코트에 중절모를 쓴 노 대통령은 의장대의 사열을 끝낸 뒤 바로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환송나온 재소교민 2백여 명 앞으로 다가가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으며 재소교민들은 『수고하셨습니다. 또 오십시오』라며 환송.

이어 의장대의 보도사열을 받은 노 대통령은 대한항공 특별기 트랩 앞까지 환송나온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위원회 위원 내외와 악수를 나누고 트랩에 올라 모자를 벗어들고 부인 김옥숙 여사와 함께 손을 흔드는 재소 교민들에게 같이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

이날 세레메체보 공항에는 소련측에서 팔포프 재무장관 등 관계인사 20여명이 환송식에 참석했으며 메드베데프 위원은 특별기에 동승,노 대통령을 레닌그라드까지 수행.

이날 모스크바의 날씨는 노 대통령이 도착하던 지난 13일(영하 3도)보다 내려가 영하 5도 정도였으나 체감온도는 훨씬 더 낮아 상당한 추위.

○소 인사 33명과 오찬

○…2박3일간의 모스크바 일정을 마치고 레닌그라드를 떠나기 직전 노 대통령은 15일 하오 1시(현지시간) 옥차브르스카야호텔에서 소련의 경제계·학계주요인사 33명을 초청,오찬을 베풀고 『이제 막 개막된 소련 새 시대가 풍성한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자』고 역설.

이날 오찬에는 우리측에서 공식,비공식 수행원과 정주영 현대,이건희 삼성,구평회 럭키금성,최종현 선경그룹,조중건 한진그룹 회장 등 수행경제인단 20명이,소련측에서는 콜레스니코프 전자산업 부장관,베르부쉰 체신부 장관,체르노모이르진 국영가스공사 사장,마르티노프 IMEMO 소장,아르바토프 미국 및 캐나다 연구소장,타타렌코 극동연구소장,카피차 동양학연구 소장,로구노프 모스크바대 총장 등 33명이 참석.

노 대통령은 오찬에 앞선 연설에서 『씨를 뿌린 농부는 그 열매가 풍성하도록 열심히 일해야 한다』면서 『한소 새 시대를 연 우리는 그것을 발전시킬 책임 또한 지고 있다』고 이들 한소 양국의 경제계 학계인사들의 「책임」을 강조.

○김여사 발레학교 방문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는 15일 상오(한국시간 15일 하오) 소련 발레의 산실인 볼쇼이 발레학교를 방문,학생들이 시범공연을 약 20분간 관람. 김 여사는 고로브키나 교장(여)과 볼로토바 소련 문화부 장관 부인의 안내로 학교내 공연장에서 10∼15살 된 남녀학생들의 발레모습을 지켜본 뒤 무대로 올라가 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격려.

공연 도중 고로브키나 교장은 『북한 학생은 이 학교에서 발레를 배운 적이 있으나 한국학생은 아직껏 없었다』며 학생들의 시범발레 내용과 기법 등을 틈틈이 설명.

공연히 끝난 뒤 김 여사는 교장실에서 차를 함께 들며 환담했는데,고로브키나 교장은 김 여사에게 이 학교 소개책자와 발레신발 등을 선물했고,김 여사는 컬러TV와 비디오세트 및 한국 고전·현대무용 필름 등을 학교에 선물.<모스크바=이종구·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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