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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거물인사」 방일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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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거물인사」 방일 “러시”

입력
1990.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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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민·최수길·손일호 등 대개 김부자 측근/당·정의 실력자 접촉… 경협·식량원조 논의/일선 “수교등 진전 목적”분석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는 북한이 최근 중량급 인사들을 잇달아 일본에 파견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9월 자민·사회당 방북단과의 회담 실무책임자였던 김용순 노동당서기(국제부장)에 대한 자민·사회당의 공식초청이 내년 2월로 늦추어지자 김일성 김정일 측근인사들이 줄을 이어 일본에 들어오고 있다.

지난 11월25일 북한 주석부관리 강일민이 일본을 다녀간데 이어 11일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경제정책 브레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최수길(56·대성은행이사장겸 당중앙위경제부장)이 대성무역상사부사장 안근호(64) 대성은행부총재 장건일(50) 등 경제계 인사들을 대동하고 입국,현재 자민·사회당 인사들과 접촉중이다.

또 14일에는 북한 무역촉진위원회 부위원장 오병주가 경제관련학술회의 참석을 이유로 입국했으며 19일에는 노동당 국제부지도원 손일호가 어업교섭을 명목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현재 방일중인 최수길 대성은행 이사장 일행. 일본 매스컴들은 최의 막강한 비중을 근거로김부자의 특사로 방일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실제로 그는 북한의 경제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작년초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해 남북 공동개발사업을 협의할 때 북한측 실무책임자로서 처음 공식석상에 등장했는데 일본에서는 「수수께끼의 인물」로 통한다. 최는 또 지난 9월 북한 노동당과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간의 회담때도 김용순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었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 신문에 의하면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김일성 부자에게 제안한 인물도 바로 최라는 것이다.

지난 1월 일본 외무성은 북한으로부터 한통의 보고서를 접수했는데,경제전문가인 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보고서는 『북한이 현재와 같은 외교정책을 계속하는 경우 국제적변화의 물결속에서 처진다』고 전제,『일본과의 관계정상화는 큰 이익이 된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 보고서는 김정일을 통해 김일성 주석에게까지 보고돼 대일 국교정상화라는 정책전환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 일본측의 관측이다.

일본 언론들은 최의 이같은 영향력을 중시,그의 방일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총련계 기업체(조창산업)의 초청으로 온 그는 처음에는 조총련 간부 및 경제인들과 빈번한 접촉을 가졌다. 그러나 최근 며칠사이에는 가네마루(금환신) 전 부총리의 방북추진에 깊숙히 관련됐던 자민당 중진의원들과 사회당 고위인사들과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을 통해 가네마루 면담을 성사시키려는 준비공작이라는 것이 일본관가의 관측이다. 그는 또 지난 13일 대장성의 관리들과도 접촉했다.

그가 자민당 및 정부측 고위인사들과의 잦은 접촉을 하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지지부진한 국교정상화 교섭의 촉진과 또 아직 타결되지 않은 본회담 의제에 관해서도 사전조정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외에도 긴박한 식량사정을 해결하기 위한 사명도 띠고 있다는 것이 일본 관변의 추측이다.

한편 지난 11월25일에 방일했던 강일민도 공식적으로는 방문목적이 「과학기술관계」로 돼있지만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19일에 입국할 당 지도원 손일호는 자주 일본을 방문하는 인물로 빠찡꼬산업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손의 입국목적은 「어업교섭」이지만 일본에 올때마다 조총련계 빠찡꼬업자들과 주로 접촉한 전력으로 보아 외화조달이 주임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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