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아리스티드신부바쟁후보 경쟁 치열/뒤발리에 추종자 잇단 테러… 유엔,고문단 파견5년전 독재자 뒤발리에를 몰아냈으나 아직 민주주의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는 중미의 소국 아이티가 16일 이 나라 독립후 1백86년만에 처음으로 진정한 자유총선을 실시한다.
대통령과 상원의원 27명,하원의원 83명,그리고 4백2명의 시장과 시의원 등을 뽑는 이번 총선에 참가할 2백여만명의 아이티 유권자들은 최초의 자유총선에 대한 기대와 함께 반민주세력이 또다시 폭력사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안고 투표일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통령 선거에는 11명의 후보들이 출마했는데 이중 해방신학자인 37세의 로마 가톨릭 신부 장·베르트랑·아리스티드 후보와 경제관료 출신인 마르크·바쟁 후보가 각각 노동자층과 중산층의 지지를 얻으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구 뒤발리에 독재의 지지자들로부터 「극단적 공산주의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 아리스티드 신부는 교회가 가난한 자의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는 해방신학의 주창자이다.
그는 신부가 공적인 직위를 갖는 것을 금지한 바티칸의 규율에 언급,만일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바티칸이 규율준수를 요구한다면 신부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반해 그의 경쟁자인 마르크·바쟁후보는 뒤발리에 독재정권에서 재무장관을 지내다가 부패문제를 조사한다는 이유로 파면됐던 전직 세계은행소속 경제전문가이자 자유주의자.
그는 중산층에 인기가 높으며 미국과 프랑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외국의 경제원조를 받아 가난한 이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아리스티드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투표결과는 누가 승리할지 확실치 않다.
그러나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는 국고가 텅텅 비었고 뒤발리에 퇴진후 5년간 극도의 혼란을 겪어온 이 나라에 신뢰와 사회적화합을 회복하고 6백만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떠맡게 된다.
임시정부의 에르타·파스칼·트루이요 대통령은 1천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되는 선거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에 재정원조를 요청했으며 이에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원조를 약속했다.
또 유엔과 미주기구(OAS) 등으로부터 파견된 수백명의 선거참관인단이 이번 선거를 감시할 예정이다.
아이티는 지난 180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해 세계 최초의 흑인공화국을 세운뒤 계속 독재정권의 통치를 받아왔다.
뒤발리에 부자가 29년간의 독재끝에 지난 86년 반정부 폭동으로 망명한 뒤에도 뒤발리에 정권하에서 권세를 누렸던 자들은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두차례에 걸쳐 테러를 통해 선거를 방해해 왔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도 지난 5일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아리스티드 신부의 선거집회장소를 습격,군중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격을 가해 7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선거는 그러나 군의 지원을 받는 무리들이 투표장에 나온 34명의 유권자들을 살해했던 지난 87년 선거때보다는 그래도 평화로운 편이나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폭력사태가 되풀이 돼 선거가 망쳐지지나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포르토프랭스(아이티) ap afp="연합">포르토프랭스(아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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