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 왜 나쁘냐” 항의빗발… 반품 요구도/업체들 폐업·전업 사태일본 NHK위성방송이 최근 전파발사 방식을 바꾸는 바람에 우리나라가 가청권에서 제외되자 퍼래벌라 안테나를 설치한 국내 40만 수용가와 안테나 생산·판매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있다. 「일본의 문화침략」이라는 비난속에서도 퍼래벌라 안테나로 NHK방송을 즐겨온 시청자들은 이달초부터 갑자기 2개 채널중 11번 채널의 화질이 나빠지자 용산전자상가 세운상가 등 판매업소에 잇따라 문의·항의 전화를 걸고 있으며 내년 2월부터는 나머지 15번 채널도 제대로 나오지 않게 돼 반품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동안 호황을 누려온 위성 수신안테나 생산·판매업체중에는 전업한 곳이 많으며 백화점의 TV코너에도 손님들이 줄어들었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 우주개발사업단이 지난 8월 새 방송위성을 쏘아 올리자 NHK가 기존의 2개 채널을 새 위성으로 옮기면서 지금까지 난시청지역 해소를 위해 사용하던 전파발사 방식을 바꿔 우리나라가 가청권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용산전자상가 H전자 대리 손모씨(34)는 『화면이 잘 안나오는데 고장난 것 아니냐는 문의전화가 하루 10여통씩 걸려온다』며 『NHK 2개 채널중 1개 채널은 아직 시청이 가능하므로 일단 기다려 보라고 설득하고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세운상가 J전파 주인 김모씨(35)도 『하루 3∼4개씩 팔리던 퍼래벌라 안테나가 최근에는 전혀 찾는 사람이 없으며 오히려 도로 가져가라는 요구가 잇따라 골치아프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직업상 필요에 의해 퍼래벌라 안테나를 설치,시청해온 차모씨(35·회사원)는 『이미 설치한 안테나를 버릴수 밖에 없게돼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튜너 등 부품을 수입,조립해 팔던 영세업체들은 벌써 대부분 문을 닫았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K전자는 오락기제작으로 업종을 바꿨다. 이 회사 대표 김대수씨(44)는 『다른 소규모 생산업체도 문을 닫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약해진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안테나의 직경이 현재의 90㎝보다 2배 크기인 대형 안테나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업자들은 안테나의 직경을 1m80㎝∼2m로 크게 하고 튜너도 고감도로 바꾸면 수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럴 경우 안테나 설치비도 지금의 두배 이상인 1백50여만원이 들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용산전사상가의 아세아전자 사장 최중포씨(42)는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는 설치하기가 곤란해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