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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정상 공동회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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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정상 공동회견 일문일답

입력
1990.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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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양국 잠재력 결합땐 위대한 나라로”/고 “남북한 신뢰구축 의미부여에 공감”○…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4일 하오(현지시간) 모스크바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약 20분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 등에 대해 소감을 피력.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쉬비에드바 기자(타스통신)=이번 공동선언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노 대통령=지난번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리는 동북아의 얼음을 깨는 회담을 가졌다. 이제 얼음을 깨는 따뜻한 봄날이 와 자유·번영·협력의 씨앗이 뿌려지고 멀지 않아 큰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노 대통령 각하가 문인다운 표현으로 답변하셨는데 나는 정치인답게 얘기하고자 한다. 이번 노 대통령 각하의 방소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본다. 우리 두 나라는 얼마전 수교했으며 서로 협력할 용의가 돼 있다. 특히 국제문제를 토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전망이 아주 밝다. 그러나 그런 관계는 북한과도 가질 것이다. 이번에 양국간 기본공동선언을 조인하고 여러 분야에 걸쳐 협정을 체결,양국 사이에 협력을 위한 든든한 기초가 마련된 것이다. 이는 한소 양국의 협력을 위한 기본틀이 될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그리고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노 대통령께서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달라.

▲고르바초프 대통령=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는 샌프란시스코회담의 합의사항을 실행하는 시작이다. 한국방문 초청을 이번에 받았으며 이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깊은 사의를 표한다. 나의 한국방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적합한 시기를 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멀리 미루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 두 번째 질문에 답변하겠다. 우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 문제는 새로운 국제정세에 자극받아 후일 한국민의 염원이 실현돼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우리는 이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단계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노 대통령은 남북간의 신뢰구축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으며 나도 그 견해에 공감했다.

신뢰에 기초해서만 진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 견해를 얘기하면 남북한 인민들의 염원에 공감한다. 그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우리는 옆에서 그 일을 도와줄 것이다. 이러한 문맥 속에서 당신의 질문에 좀더 구체적으로 답변하면 노 대통령에게 말한 대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이 해소되면 될수록 이것이(북한의 핵문제) 진척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를 비핵지대로 만들도록 남북한이 서로 합의하면 모든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소련의 원칙적인 입장은 핵무기 전파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번 한소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울에서 이곳 모스크바까지 오는데 10시간 남짓 비행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86년이 걸려 이곳에 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는 벌써 유럽지역에서 파리선언을 이룩했다. 오늘 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선언은 동북아도 평화와 협력,공존·공영의 한지붕 속에 들어가는 시발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회담에서는 양국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결합하면 함께 발전해 위대한 나라들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참으로 보람과 감회를 느낀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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