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들 “이젠 기펴고 살게 됐다” 환영/공항환영 “예우” 실감… 크렘린궁선 고르비 영접/라이사,김여사 한복 극찬… 카네이션 꽃다발 증정○영접행사 20분 진행
○…한국의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소련을 공식방문,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노태우 대통령은 13일 하오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밤 11시) 모스크바 세레메체보 국제공항에 도착,역사적인 3박4일간의 방소일정을 시작.
노 대통령이 탑승한 대한항공 특별기가 도착한 세레메체보 공항에는 한소 양국의 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영접행사가 20분 동안 엄숙하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진행돼 소련이 한국을 비중있는 나라로 대하고 있음을 반증.
특별기가 환영행사장에 멈추고 3분쯤 지나 문이 열리고 트랩이 연결되자 소련측 의전관계자가 특별기로 올라가 노 대통령 일행을 안내.
검은 중절모에 검은 외투차림의 노 대통령과 자주색 두루마기 차림의 김옥숙 여사가 손을 흔들며 트랩에서 내리자,한동안 대기하고 있던 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소콜로프 주한 대사 등 소련측 인사들은 『역사적인 소련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반갑게 영접.
노 대통령 내외는 메드베데프 위원 등과 악수를 나눈 뒤 공식환영 행사에 참여.
노 대통령 내외가 붉은 카펫을 지나 소련군 군악대 앞에 서자,군악대장은 큰 목소리로 환영인사를 했으며 이어 군악대는 애국가와 소련국가를 차례로 연주.
노 대통령은 소련 땅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게 감개무량한 듯 지긋이 눈을 감기도 했으며 이어 소련군 의장대를 사열한 후 공식행사를 마무리.
당초 노 대통령은 공항에서 도착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변경으로 양국 언론을 통한 발표로 대신.
○…이날 공항에는 소련내 한인교포 1백여 명이 한복을 차려 입고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소련방문을 열렬히 환영.
교포들은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피켓 등을 흔들고 환영했으며 일부는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 하는 모습.
특히 노 대통령이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교포들 쪽으로 와 악수를 나누자,교포들은 서로 노 대통령의 손을 잡으려고 「즐거운」 아우성.
환영행사에 나온 한 교포는 『이역만리 고국에서 대통령이 소련에 오리라고는 전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며 『지난날 스탈린시대 등 억압받던 한인들이 대통령의 소련방문으로 이제 기를 펴고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피력.
○양국 정상 「우의악수」
○…노 대통령 일행은 공항 환영행사를 마친 뒤 숙소인 크렘린궁 영빈관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크렘린궁 키에르스코프 건물에 도착,10여 분 간 진행된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
노 대통령 일행은 전용차로 정문을 통과한 뒤 크렘린궁내 키에르스코프실의 계단을 통해 걸어서 입장.
노 대통령 내외는 서쪽 문을 통해 들어가,동쪽 문으로 입장한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와 방 한가운데서 만나 「우의의 악수」를 교환.
회색 투피스의 라이사 여사는 김 여사의 미색 한복을 『참으로 아름다운 옷』이라고 극찬하며,귀빈을 맞이할 때 사용하는 카네이션 꽃다발을 전달.
이어 두 정상 내외는 방을 사분한 십자형의 붉은 카펫중앙에 서서 기념촬영.
잠시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한 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키에르스코프의 건물내력을 설명. 이에 노 대통령은 『대리석 기둥과 미려한 샹들리에들이 퍽 인상적이다』고 답례.
○교민 다과회 참석 위로
○…노 대통령은 이어 크렘린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옥차브라스카야 호텔에 마련된 재소 한인다과회에 참석,교민들을 위로.
이날 다과회에는 재소 고려인협회 간부 등 다수의 교민들이 참석,노 대통령의 방소를 환영했으며 노 대통령은 교민들의 애환과 생활상 등을 들으며 이들을 격려.
○전용차선 이용 이동
○…공항주변에는 태극기와 소련의 붉은기가 휘날리는 가운데 노 대통령의 방소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대형플래카드가 걸렸으며 온통 한국을 나타내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등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한국열풍이 영하의 모스크바를 녹이기도.
숙소인 크렘린궁내 영빈관으로 가는 연도 곳곳에 한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을 환영한다는 표지가 걸려 있으며 재소 한인들이 나와 대통령 일행을 환영.
노 대통령의 전용차 등은 소련 당간부와 정부 고위관리들이 이용하는 도로 중앙의 전용차선을 소련경찰들이 호위하는 가운데 질서정연하게 크렘린궁으로 이동.
○…이날 공항 환영행사에 나온 화동은 모스크바주재 한국무역대표부(코트라) 이광희 과장의 딸인 이교임양(9)과 럭키금성의 김문기 과장의 아들인 김경호군(7).
이드 화동들은 주소 한국대사관에서 현지주재 상사원의 가족 중에서 엄선해 선발했다는 후문.
교임양은 『대통령이 오시니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 한국과 소련이 서로 협력을 잘해나가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하는 등 나이답지 않게 대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대통령의 공항 환영행사 일정은 KBS 등이 직접 서울로 생중계를 하여 마치 서울의 방송국이 모스크바로 옮겨온 듯한 인상.
KBS TV는 박성범 앵커가 프레스센터가 위치한 러시아호텔 옥상에서 키스테이션이 되어 공항 크렘린궁 영빈관 등을 3원으로 연결해 방송.
이같은 생중계를 하느라 KBS TV에서는 40여 명의 기자 및 기술요원이 밤샘작업을 영하의 날씨 속에서 준비하느라 고생.<모스크바=이종구·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종구·이장훈>
○시내 곳곳 양국 국기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13일 낮 서울공항에서 국내외 주요인사와 일반환송객 등 8백여 명의 열렬한 환송을 받으며 대한항공 특별기 편으로 출국.
노 대통령과 부인 김옥숙 여사는 이날 상오 11시25분께 헬기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남북고위급회담에 나간 강영훈 총리 대신 이승윤 부총리 이연택 총무처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청사 2층에 마련된 환송식장에 입장,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의장대를 사열한 후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환송객들과 악수.
공식 출국인사를 마친 노 대통령 내외는 화동 최소정양(서울사대부국 4)과 정왕군(〃)으로부터 각각 꽃다발을 받은 뒤 환송 나온 박준규 국회의장,오는 15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일규 대법원장,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 그리고 국무위원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출국인사.
노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다녀오겠습니다. 그 동안 잘 부탁합니다』고 말했고 이에 김 대표는 『편안히 다녀오십시오』라고 답례했으며 옆에 있던 김 최고위원도 『추운 나라니 감기 드시지 않도록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환송 인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