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노보스티통신 시도로프 논설위원 인터뷰/“양국 접근 주변국 자극 동북아평화 전기/UN가입 조급하면 손해… 한중 수교 내년말 예상/소,한반도 평화통일 희망… 북한도 잘 알 것”소련언론들은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이번 회담으로 더욱 굳어질 한소 유대관계의 기반이 동북아 평화정착은 물론 한반도 통일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소련의 2대 통신사 중 하나인 노보스티 통신의 이고르·시도로프 아태담당 논설위원은 13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제 「새로운 동북아시대」가 열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시도로프 위원은 85년부터 89년까지 노보스티 통신의 평양주재 특파원을 지낸 저명한 언론인이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편집자주>편집자주>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를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질서 정착의 구도하에서 설명한다면.
『노 대통령의 역사적 방소 및 2번째 한소 정상회담은 한반도에서 대결구도를 청산하고 남북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루는데 기여하리라 본다. 물론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간의 문제이며 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지만 소련을 비롯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소련과 한국은 상호 관심사를 심도있게 논의하리라 본다. 소련은 결코 한반도의 통일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면 한국과 소련과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알다시피 이미 한소는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 관계를 맺고 있다. 정치 분야에서는 새로운 동맹으로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할 것이며 경제적으로는 양국이 서로 필요한 분야에서 상호보완을 하는 등 새로운 시대를 급속히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동북아에서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CSCE(전유럽안보협력회의)와 같은 안보협력체제가 가능하리라 보는가.
『단기적으로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가능하리라 본다. 일본과 북한이 빠른 속도로 관계정상화의 길로 가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이미 한국과 무역대표부를 교환하는 등 남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가 상호 실체를 인정하는 쪽으로 성숙해가고 있다. 결국 동북아는 이같은 상대 관련국가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나의 협력체제를 마련할 수밖에 없으리라 본다』
한국은 유엔의 단독 또는 동시가입을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두 개의 한국가입은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이미 동서독간의 관계에서 보듯이 이들은 통일 이전에 유엔에 2개의 독일로 가입,대화와 협력을 해왔었다.
하지만 한국만의 유엔단독 가입은 통일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유엔단독 가입을 서두른다면 자칫 남북한간의 대화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소련은 한국과 북한 중 어느 쪽에 더 중요성을 두는가.
『소련은 과거 북한과 밀접한 동맹관계를 유지했다. 소련이 한국과 수교를 했다고 이 관계를 일시에 허물어 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남북한 모두가 다 중요하지만 정치적 균형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한국측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경제적으로는 소련이 한국을 북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소련이 북한정권에 대해 개혁을 요구할 의사는 없는가.
『소련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원하고 있다. 김일성 정권이나 북한의 그 어떤 정권이라고 하더라도 소련의 견해를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북한의 체제는 그들 자신의 문제라고 본다』
내년 4월 고르바초프의 일본방문을 계기로 일소 관계가 개선되리라 보는가.
『현안으로 걸려 있는 북방 4개 도서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일본은 소련의 태평양 함대가 증강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소련은 이 지역의 군사력 확장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소련과 일본은 상호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
소련은 유럽국가이면서 아시아국가이기도 하다. 결코 과거의 냉전체제로 국제질서를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유럽에서의 대변혁으로 증명되지 않았는가』
한국과 중국은 언제쯤 수교가 가능할 것으로 소련측은 전망하고 있는가.
『내년 연말 정도로 예상을 하고 있으나 중국과 북한관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중국 역시 자국의 이익을 원한다면 한국과의 수교를 서두를 것이다. 그러나 중국 내부의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결국 소련을 모델로 같은 길을 밟아 갈 것이 분명하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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