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백혈병 주부에 11일째 계속/“피급구” 사연 전해듣고 선뜻자원/“필요하면 언제까지라도 돕겠다”군부대 장병들이 백혈병환자 살리기 작전에 나섰다. 육군 1596부대 교육대(대장 임정택소령·33) 소속 병사들은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강옥련씨(38·여·경북 김천시 평화동 180의7)를 위해 지난 2일부터 차례로 사랑의 수혈을 계속하고 있다.
13일 상오11시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5층 성분수혈실에서는 이 부대의 이규용병장(22)이 5번째로 수혈을 하고 있었다.
평소 건강하던 강씨는 몸이 피곤하고 물건에 몸이 부딪치면 퍼렇게 멍이 들어 지난달 28일 대구 가톨릭병원에 찾아갔다가 백혈병진단을 받았다. 병원측이 혈소판 부족으로 인해 혈액응고가 되지않는 급성골수성 백혈병이라고 진단,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권유함에 따라 강씨는 이틀후 서울에 와 입원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철도청 산하 홍익회 김천영업소에 14년째 근무하고 있는 남편 김길연씨(44)의 봉급만으로도 화목하게 살아 오던 가정은 큰 걱정에 휩싸였다.
남편 김씨는 부인의 입원이후 휴가원을 내고 병구완을 했으나 대부분의 백혈병 환자와 마찬가지로 수혈해 줄 피를 구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의사로부터 건장한 남자 10명분의 혈액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강씨의 동생 태규씨(27·충남대 농학 3)는 적십자혈액원 등을 통해 수소문해 보았으나 속수무책이었다.
한참 애를 태우던중 자신이 3군단 특공연대에서 근무할 당시 중대장이었던 양중길소령(34·수방사 동원처)이 생각나 양소령에게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양소령은 육사동기생인 1596부대 교육대 대장 임소령에게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임소령은 지난 1일 부하장병을 집합시켜 놓고 강씨의 사연을 설명한 뒤 혈액형이 B형인 장병들의 호응을 부탁했다. 이에따라 이병장을 비롯한 7명이 자원,지난 2일부터 2∼3일 간격으로 1명씩 수혈을 해주었다.
병원측은 환자의 상태를 계속 관찰,고열이 나는 등 증세가 악화되면 1596부대에 연락해 헌혈사병을 오게 하고 있다.
담당의사 이종욱씨(33)는 3주간 기본치료로 수혈을 통한 혈소판 공급을 한뒤 본격적인 항암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헌혈자가 부족할 것을 예상,병원 전체적으로 군부대 등과 자매결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아직 강씨의 상태를 단정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씨의 침대맡을 지키고 있던 친정어머니 윤차순씨(56)는 『수혈을 받은뒤부터 딸은 손에 핏기가 돌고 병세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며 『도와주는 군인들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빨리 일어나야 할텐데…』라며 고마워했다.
이날 헌혈을 한 이병장은 『딱한 사정을 듣고 보람된 일에 참여하게 됐다』며 『필요하다면 언제까지라도 돕겠다』고 말했다.<여동은기자>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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