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짧은 생애로 어제 타계/망원동 수재·권양 사건 법정승리 이끌어조영래변호사가 12일 0시8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43세.
유족은 부인 이옥경여사(42)와 2남이 있다.
영결식은 14일 상오10시 명동 YWCA회관 강당. 장지는 경기 마석모란공원묘원. 7848299
43년의 짧은 생애를 12일 마감한 조영래변호사는 민권운동의 새 지평을 연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월말 폐암3기 진단을 받은 이후 광주 곡성 등지에서 요양하거나 각종 전문치료를 받았던 조변호사는 끝내 소생하지 못했지만 뚜렷한 민권변호사상을 보여주었다.
지난 47년 경북 청송에서 7남매중 막내로 태어난 조변호사는 김근태씨와 동기로 경기고를 졸업하고 65년 서울대 법대에 수석입학했다.
유신직전의 암울한 시기에 대학생활을 보낸 그는 공부와 학생운동을 정열적으로 병행했고 71년 사법시험 13회에 합격했으나 사법연수원 1년차때인 71년 11월 「서울대생 내란 예비음모사건」으로 장기표 심재권 이신범씨 등과 함께 구속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출소후 74년 4월 민청학련사건 배후조종혐의로 다시 수배된 그는 80년 1월까지 은둔·도피생활을 해야했다.
사망 20주기를 맞아 곧 개정증보될 전태일씨 평전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은 이 기간에 3년동안 집필한 것임이 최근 밝혀졌다.
10·26이후 사면돼 80년 11월에야 다시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그는 82년 8월 수료후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했다.
그의 이름이 세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84년 망원동 수재민소송. 84년 9월 대홍수때 서울 마포구 망원동 유수지의 갑문유실로 물에 잠긴 이 일대 5천여가구의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맡아 3년여에 걸친 법정투쟁끝에 승소했다.
부천서 성고문사건은 그를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꼽히게 했다.
86년 7월3일 권인숙양이 부천서 문귀동경장의 강제 추행사실을 폭로한후 조변호사는 변호인단 1백66명의 앞장에 서서 검찰의 허위발표와 서울고법의 재정신청 기각,권양에 대한 실형선고,항소기각 등 난관을 헤치고 마침내 대법원에서 이김으로써 문경장을 법의 심판대에 서게했다.
그는 또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미혼직장여성 이경숙씨의 「25세 정년」 재판에서 무료변론을 맡아 승소했고 87년 상봉동 진폐증사건 소송,「말」 지의 보도지침 게재사건 소송,대우 어패럴사건 소송 등 노동 빈민 언론 등 전 분야에서 활약했었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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