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지점·신설사 최소 3천명선 필요/“최고대우”제시 개별접촉설 등 나돌아/기존사선 “승진” 등 내걸고 집안단속에 “전전긍긍”○…불과 몇달후면 증권산업 대내외개방에 따라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증권업계에 서막전으로 대규모인력확보 전쟁이 서서히 벌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공개적인 전면전이 벌어지지는 않고 있으나 「잘 가꿔놓은 과일」을 남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기존 증권사들과 인력확보에 성공해야만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신설예정사·외국증권사들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증권산업 대내외개방시 국내신설 증권사와 외국증권사 지점이 필요로하는 인원은 최소 3천명선으로 추산돼 기존증권사 전체 임직원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신설될 국내증권사는 산업은행의 자회사와 단자사에서 업종전환하는 경우등 6∼8개사,외국증권사 국내지점은 10개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신설증권사들이 1사당 10개정도의 지점을 개설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후방부서 인원까지 감안할 때 3천명가량을 우선 확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필요인원 전원을 스카우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기매매 위탁매매 인수업무등 주요업무와 관련된 인원은 기존증권사에서 끌어 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인력스카우트와 관련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산업은행과 업종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일부 단자사들은 이미 대책반을 구성,스카우트대상자 선정을 완료한 채 개별적인 접촉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올해전부터 증권업진출을 위한 치밀한 계획을 수립,1차로 3개지점을 개설한다는 목표로 인력구성 및 보수수준까지 결정해 놓은 것으로 증권가에 소문이 파다하다.
증권업계는 산업은행이 신설할 증권사의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대부분 재무부나 산업은행출신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장에는 막강한 힘을 가진 유력인사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심지어 전·현직장관까지 입에 오르내릴 정도이다.
일반직원들은 산업은행이 채권업무에 상당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데다 인사적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산업은행 출신들이 대거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증권고유업무와 관련,출자회사인 H투자자문인력 등 구 삼보증권 출신을 영입하리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증권업으로의 업종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단자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당초 S재벌인수설이 강하게 나돌던 H투자금융은 최근 전S증권전무 K모씨를 사장으로 내정,단독 증권업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H투금사장 P모씨가 자금력이 막강한데다 K씨도 만만치 않은 자금동원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벌그룹 계열사로서 증권업으로의 전환을 분명히 하고 있는 D투자금융도 지난달말 그룹종합기획실내에 별도의 팀을 구성,인력스카우트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외국증권사들은 이미 진출한 국내사무소를 통해 주로 대형증권사의 유능하고 어학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비밀접촉하고 있는데 이들이 제시한 보수수준은 기존 국내업계의 2배이상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소문이다.
○…한편 기존증권사들은 유능한 인력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집안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기존 증권사들은 증권당국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인력감축요청을 노조의 반발로 시행하지 못했고 올해의 불황기때에도 인력감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몇몇 증권사들은 임원들에게 유능한 직원들의 단속책임을 맡기는 한편 임원들에 대한 단속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상품주식과다보유,자금난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판에 유능한 인력마저 빼앗기고 과열경쟁을 맞을 경우 결과가 뻔한 만큼 인간관계,승진등을 내세워 이들을 붙잡아두기에 진력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대내외개방으로 증권사사장을 비롯,임원들의 수준이 격상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즉 산업은행이 신설증권사에 거물급인사를 영입할 경우 나머지 증권사사장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인사로 교체돼 결국 인력수준이 향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일부의 낙관적 견해에도 불구,대부분의 기존증권업계는 『무분별한 인력스카우트전쟁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과거 생명보험업 개방때 처럼 정부당국이 인력스카우트에 일정한 제한을 가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김상철기자>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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