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시민에 선전물 배포도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재하러 온 북한기자 20여명이 12일 숙소인 신라호텔을 빠져나가 구속된 임수경양(22) 집을 방문하거나 동국대 외국어대 지하철역 제약회사 등을 각각 찾아가 5시간 동안 산발적인 기습 취재활동을 했다. 이들의 활동은 우리측과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선전책자를 배포하고 북한체제를 선전하는 등 선전활동의 성격이 강했다.
▷임양 집◁
리길성 로동신문 부국장과 중앙TV 최민,조선신보 문광우·엄정언,국영 영화제작소 오현록기자 등 5명은 상오11시15분께 호텔 앞에서 택시로 출발,상오11시50분께 서울 종로구 평창동 296의29 임양 집에 도착해 아버지 임판호씨(58),어머니 김정은씨(55),언니 윤경양(25)과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임양의 교도소생활과 건강 등을 집중적으로 물은 북한 기자들은 임양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하오1시20분까지 머물렀다.
임양 어머니 김씨는 『어제 밤에 수경이 꿈을 꾸었는데 반가운 손님이 찾아올 징조였던 것 같다』며 임양 방북때 제일 친하게 지냈다는 최민기자에게 국산 포도주를 따라주었다.
북한기자들과 임양 가족들은 포도주와 소주로 『통일을 이룹시다』고 건배한 뒤 기념사진도 찍었다.
리부국장은 『가족들의 환대를 북한 인민들에게 전하겠다』며 『남북 인민이 모두 통일을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 임씨는 『비디오에서 북의 할머니 학생들이 우리 수경이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던 것을 보았다』며 『통일을 위해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외대◁
하오1시25분께 임양 집을 나온 북한 기자들은 서울4 하8482호 중형택시(운전사 남수암·35)를 타고 외국어대로 향했다.
하오2시15분께 외대에 도착한 이들은 학생회관 2층 총학생회실로 올라가 총학생회장 정원택군(23·경제 4)에게 『임양 석방을 위한 학생들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정군은 『임양을 포함해 모든 방북인사가 석방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북한 기자들은 총학생회실 옆의 임양 후원사업회 사무실에도 들러 활동상황을 자세히 취재한 뒤 「통일의 꽃 임수경학생의 모교를 찾아서,하나된 조국을 위하여」라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학생들은 임수경 통일문학상 작품집 「통일의 꽃」 등을 평양 외국어대에 전해 달라며 주었고,리부국장은 『위대한 김일성수령과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의 배려로 임양에게 조국통일상이 수여되고 김형직사범대에선 졸업증도 주었다』고 말했다.
▷동국대◁
북한 중앙통신 김광일기자 등 4명은 상오11시께 호텔옆 동국대를 불시 방문,학생들과 대화하며 50분 동안 학교를 돌아봤다.
걸어서 학교에 들어간 이들은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총학생회장 당선자 정우식군(21·철학 3) 등 10여명과 평양축전·고려연방제·통일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북측 기자들은 이 자리에서 학생들의 통일관을 묻고 『조국 통일사업에 남조선 청년학생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
상오11시10분께는 10여명이 호텔 앞길에서 통일에 관한 책자와 백두산 등 사진첩,금강산담배 등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인근 한국바이엘주식회사에 잠시 들렀으며 복덕방에 들어가 『뭐하는 곳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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