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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거든 깨지말자” 형제오열/김진명­학명씨 어제 극적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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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거든 깨지말자” 형제오열/김진명­학명씨 어제 극적 상봉

입력
1990.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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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확인 얼싸안고 기쁨나눠서울에서 열린 남북 송년음악회에 참가한 북한의 전통음악인중 최고령자인 평양 민족음악단 인민배우 김진명씨(78)와 남한의 동생 학명씨(74·서울 강서구 공항동) 형제가 11일 상오10시15분께 북측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호텔 3층 코스모스홀에서 43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30대에 헤어져 7순이 되어 다시 만난 4살 터울의 노형제는 한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당대 최고의 서도소리꾼인 형 진명씨는 오열하며 『꿈이거든 깨지 말자』며 동생의 두손을 꼭 잡고 상봉이 꿈만같은 표정이었고 동생 학명씨는 『형님을 생전에 다시 뵐줄 몰랐습니다』면서 기적같은 만남을 재확인 했다.

이날 상봉장인 워커힐호텔 3층 코스모스홀에는 10일 상오 애타는 심정으로 형 김씨를 기다리다 돌아갔던 남쪽가족 14명이 상오7시50분께부터 다시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15분 늦게 코스모스홀로 형 진명씨가 들어서자 동생은 불편한 다리때문에 의자에서 일어서지 못한채 감격에 겨워 몸을 떨었다.

『돌아가신줄 알았는데 살아계셨군요. 옛말에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오래산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 이렇게 오래 사시나 봅니다』(동생)

『허허,그런데 순명이는 어디에 있니』(형)

『산으로 갔지요. 형님도 먼저 가셨고…』(동생)

『그들이 나보다 먼저 가다니…』(형)

『건강은 어떠세요. 요즘도 약주 많이 하시나요』(동생)

『예전같지 않아 밥도 술도 많이 못먹는다』(형)

『1차 공연을 TV를 통해 봤는데 여전하시더군요』(동생)

『너는식구가 몇이나 되느냐』(형)

『3남3녀를 뒀습니다. 손자도 있고요』(동생)

이때 학명씨의 장녀 옥분씨(48)가 앞으로 나와 머리를 조아리자 김씨는 『아,네가 이렇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손자 상민군(12·신국국교 6)이 꽃다발을 안겨주고 큰절을 올리자 흐뭇해 했다.

김씨는 손자 손녀들이 시계 반지 등을 선물하면서 『할아버지 8순 잔치때 평양에 가서 할아버지의 창을 듣고 싶어요』라는 말을 듣고는 『내가 너희들에게 뭘 줘야 하는데…』라며 눈시울을 또 붉혔다.<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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