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대 20여명 이미 현지활동/양정상 이름따 「노고산계획」 명명… 연설문 푸슈킨 인용/한반도 긴장완화 주의제로… 소대사 중요서명 시사도○…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출국 4일을 앞두고 있는 청와대는 10일 모든 사전준비를 완료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마지막 총점검을 하느라 바쁜 모습.
노 대통령의 방소는 국가원수로는 이번이 처음으로 과거의 전례나 외교관행이 없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당황한 데다 소련측에서도 방소와 관련한 의전·경호문제 등 사전협의에 소극적 반응을 보여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주부터는 업무의 추진가속도가 붙고 소련당국으로부터도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져 관계자들이 한숨을 돌렸다는 후문.
특히 이번 방소준비는 소련과 수교 이후 최초의 정상외교 관행을 이룬다는 점에서 청와대 외무부 등 정부의 모든 관련부처가 총력태세로 매달려 당초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척.
청와대 및 외무부 선발팀은 이미 지난 1일부터 7일 사이 모스크바를 다녀왔고 일부 선발팀은 본국과의 업무 협의 때문에 모스크바에 잔류,수시로 이곳과 업무연락을 취하는 등 만반의 태세.
선발팀으로 모스크바에 다녀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모스크바가 이상난동으로 당초 예상보다 춥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본국과의 통신사정이 여의치 못하고 사회주의국가 특유의 관행 때문에 한두 가지 차질이 예상되지만 전체적으로는 모스크바의 따뜻한 날씨처럼 성공적 결실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낙관.
이 관계자는 『소련의 크렘린당국자들이 다른 정상의 방문 때와 달리 노 대통령 방소에 상당히 호의적 태도를 갖고 있어 큰 난관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
○…청와대 비서실 중 공보비서관실은 최근 들어 연일 철야로 근무하고 있는데,이는 노 대통령 방소기간중에 있을 연설문을 영어와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일과 중요행사의 연설내용을 완벽하게 다듬는 작업 때문이라는 것.
청와대당국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다듬는 연설문은 크렘린궁과 상관없이 별도의 장소에서 열리는 행사로 관계자들은 이 연설문 작성을 위해 러시아 문호들의 작품을 일일이 읽어보기도 했는데 푸슈킨의 작품이 인용됐다는 후문.
청와대는 이번 방소준비도 노 대통령의 종전 외국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산」의 행사명을 붙여 추진해왔는데 이번의 경우는 노 대통령의 「노」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앞글자 「고」를 따서 「노고산계획」이라고 명명.
청와대는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샌프란시스코회담 때와 달리 이중통역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어 통역 전문가를 국내외 학계에서 샅샅이 뒤져 두 명을 선정해 비공식 수행팀에 합류.
노 대통령의 러시아어 통역에는 모 대학 교수와 로스앤젤레스에서 러시아문제를 연구해온 여류전문가가 선정됐으며 이 중 여류전문가는 이미 주소 한국대사관의 참사관으로 특채돼 현재 모스크바에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외무부는 노 대통령 방소의 「역사성」을 감안,소련당국과 실무문제·의전 등을 놓고 긴밀한 접촉을 갖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하는 모습.
외무부측은 이미 지난 1일 박건우 의전장을 대표로 정부관계자 20여 명의 선발대를 모스크바 현지에 파견한 데 이어 4일에는 최대화 국장 등을 추가로 보내 방소기간중 체결하게 될 과학기술협력협정 투자보장협정 등에 대한 실무적인 준비를 하게 하는 등 활발한 현지활동. 이와 함께 구주 현지의 외교관 일부를 차출해 소련으로 급파,총력을 경주.
○…정부는 이번 한소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과학기술의 보완관계 설정 등 협력문제와 한반도 긴장완화 문제 등이 주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양측 모두에 득이 되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여러 대안들을 검토중.
현재 의제에 대한 막후 절충이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각각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서울에서는 외무부측과 소련의 소콜로프 대사·예레멘코 영사처장간에 긴밀한 협의가 오가고 있으며 모스크바 현지에서도 공로명 주소 대사 및 선발대와 크렘린당국간에 활발한 의사교환이 전개.
의제 중 협력분야에 있어서는 지난 7일 부임차 한국에 온 소콜로프 대사가 『이번 회담에서 양정상은 중요한 문서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모스크바에서 양국 정상이 역사적인 중요서명을 하게 될 것임을 시사.
경협문제 외에 우리측은 북방정책목표 중 하나인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을 주된 의제로 제기할 방침.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와 관련해 주무부처는 외무부지만 총리실을 비롯한 전 내각도 함께 준비한다는 자세로 지원.
특히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강영훈 총리는 『노 대통령의 소련공식방문기간중 각 부처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은 여느 때와 달리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고 출타시 소재를 알 수 있도록 조처하라』고 지시하면서 『군·경 관계자들은 자리를 이탈하지 말고 전심전력을 다해달라』고 전 내각의 총력지원태세를 당부.<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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