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폭력단에도 통보 “영구제명”/입단땐 「삼배」의식 피의 주종관계 맺어/“단지 많다” 자랑… 대외업무자엔 금지령일본 야쿠자 조직은 방대한 지하조직의 유지발전을 위해 독특한 조직형태를 갖고 있으며,고유한 풍습과 엄격한 율법으로 다스려진다.
야마구치구미(산구조) 고베(신호) 본가의 경우 지난해 7월20일 이 조직의 제5대 조장에 취임한 와타나베(도변방칙)의 측근에 오사카(대판) 담당 최고고문 1명,고베·요코하마(횡빈)·후쿠오카(복강)담당 고문이 각 1명씩,그아래 소두목격인 「약두」가 한사람,약두의 보좌역이 5명 있다.
약두와 같은 레벨에 총본부장,부본부장 「사제두」란 계급이 있는데 사제두는 4명의 보좌역을 거느리고 있다. 그 밑에는 조장의 「동생」에 해당하는 「사제」들이 있다. 본거지인 효고(병고)현에 3명,오사카에 4명의 사제가 있고,삿포로(찰황)를 포함한 전국 10개 도시에 각각 1명씩이 퍼져있다.
사제 밑에는 「약중」이라는 계급이 있고 「심의회 역원」 「조장비서」 「신약중」이라는 복잡한 계급이 있는데 역시 효고 현과 오사카에는 여러명이 분할통치하며 기타 도시에는 1명씩 있다.
이같은 대소직책의 지역 책임자만해도 전국에 1백4명이나 된다. 본가 산하가 아닌 가맹단체를 포함하면 지역책은 무려 8백40명.
야쿠자 조직에 들어가면 「삼배」란 독특한 의식을 치르게된다. 신입단원이 두목과 부자관계를 맺는 이 의식은 소금과 생선토막을 넣은 술을 두목과 신입자가 3번씩 나누어 마심으로써 일신동체가 됐음을 알리는 것이다.
술에 소금과 생선토막을 넣는 것은 피의 맛을 내기위해서라고 하니 이들은 피를 나누어마신 관계라 믿는다.
이 의식이 행해지는 장소에는 「천조황대신」 「춘일대명신」 등 일본신화에서 유래된 각종 신들의 이름을 크게 써붙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어떤 조직들은 「남자가 되자,남자가 됐다,남자답게 굴자,남자답게 죽자」는 좌우명을 써 붙이기도 한다.
제단에는 무 인삼 물 등이 놓여지는데,뿌리가 길고 강한 식품과 만물의 근원인 물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길고 강한 인연」이 맺어졌음을 서로 잊지말라는 것이다.
의식은 두목의 짤막한 훈시로 끝나게 되는데,이 「말씀」은 곧 야쿠자 세계의 율법이다. 첫째 배반하지 말것,둘째 조강지처를 버리지말것,셋째 속이거나 훔치지 말것,이 세가지가 훈시의 내용이다.
이 율법을 어기거나 단체에 해가되는 행동을 한 단원은 가차없이 파문을 당한다. 한번 파문을 당한 사람은 다른 폭력단에도 가입할 수 없게돼 있어 이것은 야쿠자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형벌이다.
파문이 결정되면 본인에게 정식으로 파문장이 전달되고 전국의 각 폭력단 사무실에도 보내진다. 따라서 웬만한 폭력단 사무실의 게시판에는 사진까지 들어있는 파문장이 여러장 붙어있다. 파문당한 자를 채용하지 말라는 통보인 것이다.
파문에도 의식이 따른다. 이 의식은 술잔에 밥과 오줌을 넣어 파문자에게 마시도록 하는 것으로,삼배의식때 피를 나누어 마신 잔에다 땅으로 버려질 더러운 물건(밥)과 물(오줌)을 마시게 함으로써 인연을 끊는다는 의식이다.
파문을 당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사죄하는 뜻으로 손가락을 자르는 일도 많다. 단지의식은 원래 에도(강호)시대 유곽의 여자들이 정을 준 손님에게 변함없는 사랑의 맹세로 행하던 것인데,야쿠자 세계에서는 충성의 맹세로 손가락을 잘라 두목에게 바치는 것이다.
야쿠자 연구서를 여러권 출판한 아사쿠라(조창교사)란 저널리스트는 동경의 어느 폭력단두목 사무실에서 소금에 절인 10여개의 손가락을 구경한 일이 있다고 한다. 이 두목은 부하들이 잘라 바친 손가락을 보관해두고 친한 사람들에게 이를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는 것이다.
손가락을 많이 자른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야쿠자들도 있다. 어느 야쿠자는 엄지와 인지를 제외한 3개의 손가락을 모두 자른 것을 자랑한다. 새끼손가락은 젊었을때 객기로 잘랐고,약지는 「형님」을 위해,중지는 아버지(두목)를 위해 잘랐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러나 조직의 운영에 꼭 필요한 브레인들이나 대외교섭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에게는 단지 금지령이 내려진다. 야쿠자의 상징이기도 한 「반토막 손가락」을 내보여서는 안될 「사업」이 자꾸 늘어나기 때문이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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